14명 상담원 한달 세차례 전화
어르신, 보호자 연락처로 남기기도
‘대풍’ 도루묵·감자팔이도 지원
어르신, 보호자 연락처로 남기기도
‘대풍’ 도루묵·감자팔이도 지원
“강원도 맛집, 관광지, 교통정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강원도가 운영하는 콜센터(033-120)가 생활민원을 해결하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콜센터의 업무는 전화번호나 축제·행사, 시설이용 안내 등이다. 하지만 강원도 콜센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만능 재주꾼 구실을 한다.
‘홀몸어르신 효도전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14명의 콜센터 상담원들이 시간을 쪼개 홀몸어르신에게 말동무를 하면서 불편사항도 듣고 도와드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12년 65살 이상 어르신 480여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효도전화는 현재 대상자가 3000명이 넘는다. 콜센터 직원들이 담당지역을 정해 한달에 3차례 정도 어르신들에게 전화한다.
지난달에는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이 보호자 연락처로 콜센터 전화번호를 남겼다. 병원의 연락을 받은 콜센터 상담원들은 해당 지역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해 간병 등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조처했다. 또 춘천에 사는 한 어르신이 돈이 없어 백내장 수술을 못 받는 사연을 듣고는 춘천시 보건소와 지원 방안을 의논해 수술받을 수 있게 도왔다. 지난해 말에는 동해안에서 도루묵이 너무 많이 잡혀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도루묵팔이에 나섰으며, 감자값이 떨어지자 농민들을 대신해 감자팔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게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콜센터가 판매한 도루묵과 감자는 2억4500만원어치에 달한다.
콜센터는 올해부턴 장애인과 노약자들에게 이동차량을 지원하는 ‘교통약자 이동지원 콜서비스’도 시작했다. 김명은(33) 상담원은 “홀몸어르신 대부분이 외로운 분들이라 통화하면 친자식처럼 반갑게 맞아주신다. 효도전화를 통해 친해진 속초의 한 어르신은 결혼식장까지 찾아와서 축하해주셨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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