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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철새 도래지 등 탐방…소음에 새들 ‘푸드득’

등록 2014-08-12 20:13수정 2014-08-12 20:39

12일 낙동강 옛 물길을 따라 운항하는 생태탐방선 ‘낙동강 에코호’가 본격적인 운항에 앞서 시험 운항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12일 낙동강 옛 물길을 따라 운항하는 생태탐방선 ‘낙동강 에코호’가 본격적인 운항에 앞서 시험 운항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낙동강 생태탐방선 타보니

33인승 배 취항…조만간 유료화
을숙도~양산 물금 왕복 48km 운항
환경단체 “사실상 유람인 셈
강가 식생대 파괴될 우려”
12일 오전 10시30분께 승객들이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 있는 선착장에서 승객 25명이 생태탐방선 ‘낙동강 에코호’에 차례대로 올라탔다. 이 배는 부산시와 경남도가 공동으로 낙동강 생태탐방 사업으로 추진해 지난 8일 취항했다. 이달 말 유료 운항을 앞두고 이날부터 16일까지 무료 운항을 한다. 낙동강 에코호는 “출항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을숙도 선착장을 벗어나 ‘잔잔한’ 낙동강의 물살을 헤치고 나아갔다. 객실에선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인 을숙도를 비롯해 낙동강의 생태 설명, 나룻터 등 낙동강에 대한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낙동강 옛 물길을 따라 운항하는 낙동강 에코호는 강의 생태탐방 목적으로 만들어진 배이다. 4~10월엔 을숙도~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경남 양산 물금까지 왕복 48㎞를 운항한다. 철새가 찾아오는 11월~이듬해 3월엔 화명생태공원~경남 양산 물금까지 왕복 22㎞를 오갈 예정이다. 8억4300만원이 들어간 이 배는 길이 17.2m, 너비 4.48m, 20t 규모에 33명이 탈 수 있다. 선체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돼 있었다. 2층인 낙동강 에코호의 1층 객실에는 30개의 의자가 있었다. 객실 왼쪽·오른쪽의 큰 유리창을 통해 낙동강의 풍경이 보였다. 1층 객실엔 48개의 구명조끼와 소화기 2개가 있었다. 2층엔 긴 의자 2개가 놓여 있었다. 2층 뱃머리 쪽엔 10인승 구명뗏목 2개가 보였다.

낙동강 에코호가 시속 18㎞의 속도로 운항하자 배 뒤쪽으론 물결이 크게 일었다. 낙동강 하구 일대는 1966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강가의 식물들은 배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물결에 마구 흔들렸다. 강가에서 먹이를 잡고 있거나 쉬고 있던 왜가리·검둥오리 등 조류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물결에 놀라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갔다. 이날 생태탐방선에 동행한 김경철 ‘습지와 새들의 친구’ 습지보전국장은 “배가 일으킨 물결과 소음이 새들이 낙동강 하구를 찾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단체에선 “생태탐방선이 장기간 운항하면 낙동강 강가의 식생대가 무너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경철 국장은 “4대강 사업으로 강가가 수직으로 정비돼 있는 구간이 많다. 배가 일으킨 물결은 강가의 땅을 깎아내린다. 강가는 새들이 먹이를 먹고, 번식을 하고, 쉴 수 있는 서식처인데 식생대가 무너지면 새들도 이곳을 떠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낙동강 에코호 운항은 생태탐방이 아니라 유람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국장은 “2012년부터 낙동강 하구에 배를 띄우는 것을 반대했는데, 결국 배가 다니게 돼 걱정이다. 이는 ‘경복궁 안에 캠핑장을 만드는 꼴’이며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낙동강 하구에 있는 맥도·대저·삼락·화명 생태공원에 ‘강가 생태 탐방길’을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낙동강의 생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생태탐방이다”고 조언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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