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선 소형차로 이동
시 행사땐 내빈석 없애
시 행사땐 내빈석 없애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 단체장의 권위를 내려놓게 했다.
강원 강릉시는 최명희 시장이 다음달부터 지금 타고 있는 대형 승용차(체어맨 배기량 3199㏄급) 대신 시가 보유하고 있는 소형(1500㏄급) 친환경 전기차 레이나 에스엠3 가운데 한 대를 관용차로 쓰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소형 관용차는 관내 출장 등에 주로 쓰인다.
시는 대형 관용차를 아예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전기차가 한번 충전에 130~150㎞밖에 못 가고 충전소도 별로 없어 장거리 출장 때는 기존 관용차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교황도 방한 기간 전용 방탄차 대신 작은 국산차 쏘울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강릉시는 또 시가 주최하는 행사에는 별도의 내빈석을 마련하지 않고 도착 순서대로 앉아 행사를 진행하는 파격 의전을 선보이기로 했다. 그동안 시 주최 행사와 공연 등을 관람할 때는 시장이 가장 좋은 자리에 앉고, 직급에 따라 자리를 차지했다. 또 시장 등 공무원들이 각종 공연·전시회 등을 공짜로 관람하던 관행을 없애고 일반 관객처럼 관람·입장권을 사서 관람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최명희 시장이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황의 교훈을 행정에 반영하려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최윤순 강릉시청 총무계장은 “천주교 신자인 최 시장이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보여준 소탈하면서도 청빈한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은 것 같다. 말 그대로 ‘프란치스코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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