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화천서…여동생은 실종
하천 근처에서 놀다 폭우로 불어난 물에 빠진 초등학교 2학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하천에 뛰어들었던 초등학교 3학년 오빠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빠가 구하려고 했던 여동생은 실종 상태다.
21일 오후 1시29분께 대구 북구 동변동 동화천 근처에서 이아무개(9)양과 오빠 이아무개(10)군이 잇따라 동하천에 빠지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는 이양과 이군을 비롯해 동네 친구인 조아무개(10·초3)군과 임아무개(9·초1)군 등 모두 4명이 놀고 있었다. 이군은 함께 놀던 여동생이 물에 빠지자 동생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오후 2시34분께 사고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동화천과 금호강 합류지점 근처 수풀에서 발견됐다. 119대원과 경찰은 이군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날 오후 3시11분께 결국 숨졌다. 이군의 여동생은 수색작업에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동화천은 팔공산 쪽에서 발원해 대구 북구에서 금호강으로 합류하는 조그만 하천이다. 평소에는 어른 무릎까지만 잠길 정도로 수위가 낮지만 최근 폭우로 물 깊이가 2m가 됐다. 대구에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93.5㎜의 많은 비가 내렸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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