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기로 한 ‘9시 등교제’를 시행한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여중 3학년 교실에서 25일 오전 막 등교를 마친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의정부/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의정부여중 ‘9시 등교’ 첫날 표정
방학때 의견수렴 거쳐 30분 늦춰
일찍온 학생들 도서실 등서 보내
학교쪽 “수업 집중도 커질것” 기대
‘전면 실시는 무리’ 우려 목소리도
방학때 의견수렴 거쳐 30분 늦춰
일찍온 학생들 도서실 등서 보내
학교쪽 “수업 집중도 커질것” 기대
‘전면 실시는 무리’ 우려 목소리도
경기도교육청이 새달 1일 ‘9시 등교’ 시행 계획을 통보해 학교 현장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정부여중이 도내 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25일 ‘9시 등교’를 시작했다.
‘9시 등교’ 첫날 대부분의 학생들은 평소보다 30분쯤 늦은 9시까지 등교를 마쳤다. 일찍 등교한 학생 20여명은 도서관에서 ‘책 친구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진로상담실에서 30분가량 시간을 보낸 뒤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들어갔다.
학교 쪽은 종전에 오전 8시30분까지 등교해 8시40분 1교시를 시작했던 수업 일정을 이날부터 9시 등교, 9시10분 1교시로 30분씩 늦췄다. 하교 시간도 오후 2시50분에서 3시20분(6교시)으로, 3시45분에서 4시15분(7교시)으로 30분씩 늦춰졌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실제 교육정책에 반영된 것에 신기해하며 대체로 만족해하는 분위기였다. 3학년 김아무개(15)양은 “평소엔 등교시간에 쫓겨 아침밥을 못 먹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어 먹고 나왔다. 잠을 더 잘 수 있어 수업시간에 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은 지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과목 수업시간에 모둠별 토론을 벌여, 9시 등교와 벌점제 폐지 등 학생들이 원하는 정책을 교육감 당선자에게 제안했다. 학생들은 당시 경기도교육청 누리집에 올린 정책 제안에서 9시 등교를 해야 하는 이유로 건강한 아침식사 하기, 적절한 수면시간 보장, 학습 부담 줄이기 등을 꼽았다.<한겨레> 6월20일치 15면 참조
시행에 앞서 의정부여중은 여름방학 기간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개학 뒤에 한 의견 조사에서는 전교생의 70.9%, 학부모 66.7%, 교사 74.5%가 9시 등교에 찬성했다. 이충익 교장은 “예상보다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는데, 맞벌이 부모의 조기 출근과 학원시간 연계 등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보완해 나가겠다. 9시 등교로 학생들이 수면을 충분히 취해 수업시간에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사에서 9시 등교 실현 의지를 밝혔으며, 도교육청은 지난 14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2학기부터 9시 등교 시행 계획을 공식 통보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와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시범 실시도 없이 곧바로 전면 실시하는 건 무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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