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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금정산 토사에…지하차도 배수설비 제기능 못해

등록 2014-08-26 20:03수정 2014-08-26 21:56

26일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 북구 구포3동 공영주차장 내리막길에 1차선 도로 50m가 구겨진 모양으로 움푹 내려앉아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26일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 북구 구포3동 공영주차장 내리막길에 1차선 도로 50m가 구겨진 모양으로 움푹 내려앉아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 지하차도 사고 원인 보니

비탈길 곳곳 하수관 넘치고
지하차도에 고여 사고난 듯
시는 큰비 예보에도 대처 안해
지난 2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내린 큰비로 지하철 운행과 원전 가동이 멎고 13명이 숨지거나 실종되자 재난대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시간당 최대 126㎜의 국지성 호우가 1차 원인이지만 행정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26일 오전 부산 동래구 온천동 높이 4.5m의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는 동래구 공무원과 경찰, 소방 당국 등이 뒤집어진 승용차를 견인하고 있었다. 이 승용차는 25일 오후 3시16분께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미남교차로 쪽으로 가다 3m가량의 물이 찬 지하차도에 고립돼 차량에 탄 2명이 숨졌다.

지하차도 침수의 원인은 금정산 옆에 있어 굴곡이 심한 지형과 엄청난 폭우였다. 25일 1분당 7t의 물을 빼는 펌프 3대는 물에 잠겨 전기장치가 고장났다. 동래구 건설과 관계자는 “금정산에서 내려온 물이 비탈길 곳곳에 설치된 하수관을 넘어 지하차도에 고인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25일 부산 금정구와 동래구에는 시간당 최대 126㎜, 86㎜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하루 강우량은 금정구 244.5㎜, 북구 221.5㎜, 동래구 201.6㎜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300㎜ 안팎이므로, 금정구엔 연평균 강수량의 20%가량이 하루 만에 내린 것이다.

비뿐만 아니라 행정당국의 안이한 대처도 피해를 키웠다. 부산시는 비가 120㎜쯤 내린다는 일기예보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부산에만 231㎜의 비가 내려 땅이 약해진 상태였다. 부산엔 산사태 위험지역이 340여곳, 자연재해 위험지구가 40여곳이지만 특별한 재난 예방 대책은 없었다.

또 시는 부산에 있는 35곳의 지하차도 가운데 17곳에 설치된 배수펌프장의 빗물 처리 용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장춘로 지하차도 사고 이후 성능 등 기초적인 사항을 집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배수펌프의 처리 용량 등 세부적인 것은 16개 구·군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시간당 최대 126㎜ 같은 큰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관거 용량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대부분 하수관거는 2011년 개정 전 환경부의 하수도시설기준에 따라 통계상 5~10년에 한번 일어나는 홍수에 대비하는 ‘5~10년 빈도’(시간당 67~78㎜)로 설계돼 있다.

임종철 부산대 교수(토목공학)는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면서 국지성 호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예산의 문제가 있지만 충분한 용량의 하수관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부산과 경남에는 사망 6명, 실종 7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것으로 26일 집계됐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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