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부산 지하철 공사 구간 긴급점검

27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 사하소방서 근처의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다대포해수욕장 연장구간 공사현장에서 토목공학 전문가들과 부산교통공사가 싱크홀 특별안전점검을 했다. 지하 20ｍ에 있는 2공구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흙을 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 전문가 동원 특별안전점검
1호선 신평역~다대포 공사현장
“바다 매립지라 발생 가능성 높아”

최근 서울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싱크홀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이 부산에서 시작됐다. 지하에 큰 구멍이 생겨 갑자기 땅이 내려앉는 싱크홀이 결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7일 오전 임종철 부산대 교수(토목공학) 등 토목공학 전문가 3명은 부산 사하구 신평동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다대포해수욕장 연장구간 2공구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20ｍ가량 지하로 내려가자 전동차가 다닐 만한 거대한 굴이 나타났다. 굴 양쪽 벽면은 두께 50㎝의 콘크리트 벽이 지탱하고 있었다. 천장엔 강철 막대기가 들어간 두께 25㎝의 콘크리트가 지붕 구실을 하고 있었다. 굴 양쪽에선 중장비로 흙을 파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임 교수 등은 벽 이음부와 벽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지며, 벽면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는 물에 흙알갱이가 섞여 있는지 확인했다. 굴 천장과 양쪽 윗부분 가장자리에 설치된 ‘내공 변이 측정기’를 살피면서 지반침하 여부도 조사했다. 땅 위에선 3~4ｍ가량 땅속 지형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하투과레이더로 땅속에 구멍이 있는지 검사했다.

임 교수는 “부산엔 낙동강 근처 연약지반 지역과 바다를 메운 매립 지역이 많다. 이곳도 바다를 메운 매립지다. 모래는 물을 잘 통과시키기 때문에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이사항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대형 토목공사 현장 주변과 노후된 상하수관 주변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폭우가 내렸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다음달까지 도로, 고층건물, 대형 공사장, 상하수관 등을 중심으로 싱크홀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