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통합브랜드’사진를 발표한 지 두달이 지났지만 뒷말이 많다.
유정선 강원도의원은 1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8000만원의 제작비가 든 강원도 통합브랜드는 시대의 트랜드에 뒤떨어지는 1990년대 이미지’라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이어 “다양한 의견수렴이 생략된 채 일부 자문단 의견만 듣고 졸속 결정됐다. 강원도의 특성이나 이미지, 상징성이 제대로 담겨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는 18일 ‘강원도 통합브랜드 조례안’을 심의할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도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김금분 도의회 사회문화위원장은 “의원 사이에서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다. 사전 의견수렴 절차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강원도는 그동안 사용했던 통합이미지(CI)와 반달곰을 형상화한 ‘반비’ 캐릭터, 대표브랜드 등 여러 상징물을 통합해 사용하겠다며 지난 7월 통합브랜드(BI)를 공개했다. ‘강원’의 한글 초성인 ‘ㄱ’과 ‘ㅇ’을 이용해 세계의 중심으로 비상하는 강원, 도민의 열정으로 하나 되는 강원을 표현했으며, 붉은색을 통해 미래를 향하는 도약을 형상화했다는 것이 강원도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도청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선 강원의 초성이 아니라 ‘70’이라는 숫자가 먼저 떠오른다고 해서 ‘칠땡이마크’라고도 불린다. 또 강원이란 글자 옆에 왜 ‘붉은색 물음표’를 찍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더욱이 2010년 5월 6300만원을 들여 개발한 대표브랜드인 ‘라이블리 강원’(Lively Gangwon)도 폐기하기로 해 예산 낭비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사전에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통합브랜드를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하지 않은 것은 호기심 자극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자주 접하다 보면 친숙한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사진 강원도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