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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2롯데월드 소방훈련…시민 참가자 절반이 직원들

등록 2014-09-23 16:37

임시개장 승인 위한 방재훈련도 ‘보여주기’ 그쳐
대피방송은 한국어·영어 자막…중 관광객 대비 없어
롯데쪽 “골든타임 대피 합격” 설명과 달리 3분 늦어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 가운데 하나인 캐주얼동에서 첫 민관 합동 방재훈련이 진행됐다. 서울시와 롯데물산은 애초 시민들이 참여하는 종합방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이날 대피 훈련에 참가한 시민 1200여명 가운데 600여명은 입점업체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있는 직원들로 확인됐다. 롯데쪽이 저층부 건물의 임시 개장 승인을 받기 위해 사전개장(프리오픈) 행사에 이어 방재훈련까지 보여주기식으로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나온다.

이날 훈련은 10시20분 비상벨이 울리고 “화재가 발생했다. 신속히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순식간에 매캐한 연막탄 연기와 사이렌 소리가 광장을 가득 채웠다. 건물 안에선 방화셔터가 내려오고 스프링클러가 작동됐다. 화재 발생 4분 뒤인 10시24분께 소방본부의 선착대가 화재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소방차와 119구급차 등 48대의 차량이 속속 들어왔다.

건물밖에선 고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지상에는 안전매트가 설치됐다. 실제 상황처럼 보이기 위해 유리창 3군데를 부수기도 했다. 이날 대피방송은 우리말로 이뤄졌고 대피상황 영상 자막은 영어로 진행됐다. 임시 개장 뒤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을 가정하면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훈련에는 서울소방재난본부, 송파경찰서, 군 22화생방대대, 송파구청 보건소, 코원에너지, 한전, 케이티(KT), 롯데 등에서 1558명이 동원됐다. 여기에 일반 시민 600여 명과 입점업체 직원 600여 명을 합쳐 총 2760명이 참가했다.

이날 훈련은 화재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내 초동 조처와 시민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훈련상황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화재 발생에 대한 대응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평가단으로 참여한 박재성 숭실사이버대(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부 시민들이 대피로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골든타임 내 소방차가 도착했고, 시민들의 대피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자문단의 소방화재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명오 서울시립대(재난과학과) 교수는 “체계적이고 기술 집약적인 대응이 이뤄졌다. 안심이 된다. 4~5개월 전 롯데쪽의 방재센터를 점검했을 때와 비교해 전반적인 대응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실제 상황에선 장애인이나 나이 드신 분 등 재난 약자를 구조해야 한다. 롯데쪽과 소방당국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쪽은 이날 방재훈련을 마친 뒤 임시 개장 조기 승인을 위한 홍보에 열올리는 모양새다. 김종천 롯데물산 이사는 “골든타임내 대피가 이뤄졌다. 저층부 건물이 최대한 빨리 개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평가와 달리 이날 시민들이 모두 대피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이었다. 훈련상황이긴 하지만 ‘골든타임 5분’은 지키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실제 상황에선 장애인 등 재난 약자들을 대피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서울소방본부는 이날 훈련이 소방차를 근접 대기 시키는 등 사전에 짜맞춰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훨씬 변수가 많아 ‘영화 같은 훈련’으로 재난 대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훈련을 지휘한 서울소방본부 현장대응단 이영팔 단장은 “화재 발생때 시민들을 대피시켜야 하는 골든타임은 5분이다. 실제 상황에선 설계 구조와 시야 확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초고층 건물에선 대피 상황이 달라진다. 계단 등의 제연성능을 높여야 대피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방재훈련과 석촌호수 주변 안전상태 점검, 교통상황 점검, 초고층 타워동 안전관리 점검 등을 토대로 조만간 자문단 회의를 열어 조기 개장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서 시민들이 제2롯데월드의 안전을 점검하도록 하겠다면 사전개장 행사를 진행해 안전 진단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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