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고양 금정굴 희생자 유골 또 수난

등록 2014-09-30 22:16

추모공원 계약 만료돼 다시 옮겨
예산 확보 문제로 영구안치 못해
금정굴 역사공원 조례안도 표류
새누리당·보수단체 반대 걸림돌

경기도 고양시 금정굴 집단학살 희생자 153명의 유골이 발굴 20년이 다 되도록 영구 안치되지 못하고 병원 창고와 추모공원을 떠돌고 있다. 6·25전쟁 당시 부역 등의 혐의로 금정굴에서 집단학살당한 뒤 암매장된 이들로, 1995년 직접 유골을 발굴한 유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고양시와 금정굴유족회의 말을 종합하면, 금정굴 희생자 유해는 지난 21일 덕양구 하늘문 추모공원으로 옮겨졌다. 1995년 발굴된 뒤 갈 곳이 없어 16년 동안 서울대병원 창고에 보관돼오다 2011년 ‘고향’으로 돌아와 일산서구 청아공원에 안치됐지만, 3년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이전 예산도 절반이 깎였다. 고양시는 추모공원 관리비와 이장 비용으로 추경예산 2000만원을 상정했지만 새누리당 고양시의원들의 반대로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지난 29일 결국 절반만 편성된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보수단체 회원들은 고양시의회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금정굴을 역사평화공원으로 가꾸도록 지원하는 조례안도 새누리당과 보수단체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금정굴 유해 안치 및 고양평화공원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고, 최 시장과 고양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지금까지 금정굴 역사평화공원 지원 조례안을 다섯 차례 발의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금정굴 사건이 불법학살임을 인정하고 국가와 지자체에 위령사업 등 신속한 후속조처를 권고한 바 있다. 이경숙 금정굴유족회장은 “국가가 인정하고 사법부가 인정한 사건인데 왜 이렇게까지 방해하는지 너무 속상하고 마음 아프다. 유족 대부분이 70~80대여서 생전에 부모님을 편히 모시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족회와 금정굴인권평화재단은 30일 고양역사평화공원 조성 촉구 서명에 나섰다. 매주 화·목요일 금정굴 현장에서 고봉산~황룡산을 오가는 ‘고봉누리길’ 탐방객 등을 상대로 역사해설과 서명운동을 할 계획이다.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연구소장은 “유해를 고향으로 모셔올 때는 3년 안에 영구안치시설이 마련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해 유족들의 상심이 크다. 하루빨리 금정굴 현장에 위령탑과 유해안치시설, 전시관을 세워 인권평화통일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