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정상인 현월봉.
1953년 현월봉에 미군 통신기지
시민접근 막아…10년 협상 끝 개방
시민접근 막아…10년 협상 끝 개방
미군기지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던 경북 구미 금오산의 최고봉인 해발 976m 현월봉(사진)이 60여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구미시는 14일 “철조망과 콘크리트 건물을 뜯어내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등 현월봉 정상의 미군 통신기지 철거 공사를 최근 끝내고 생태복원 작업까지 마무리했다. 곧 정상 부근 낭떠러지에 위험표지판을 세우고, 이달 하순 시민들에게 현월봉 정상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1953년 현월봉 정상 부근 2만2585㎡ 터에 초소와 헬기장 등을 갖춘 통신기지를 세우고 둘레에 철조망을 설치해 일반인 접근을 막았다. 이 때문에 구미시민들은 금오산에 오르더라도 꼭대기를 밟지 못한 채 정상에서 50여m 아래까지만 갔다가 내려와야 했다.
구미시는 금오산 꼭대기에 올라가보고 싶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990년대부터 통신기지 땅을 돌려달라고 미군 쪽에 요구했다. 결국 구미시는 2005년부터 미군과 10여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2011년 3월 통신기지 터 2만2585㎡ 가운데 현월봉 꼭대기를 포함한 5666㎡를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군의 통신장비 철거 작업이 늦춰지는 바람에 2011년 상반기 개방하겠다던 구미시 약속은 3년 이상 미뤄졌다. 구미시는 현월봉 꼭대기 부근에 있던 자연석으로 만든 150㎝ 높이의 표지석을 최근 현월봉 꼭대기에 세웠다. 표지석 앞면에는 현월봉 이름과 높이가 한자로 적혔고, 뒷면에는 현월봉 개방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석동 구미시 건설도시국장은 “금오산 정상은 경치가 빼어나 해돋이 명소가 될 것으로 믿는다. 어렵게 돌려받은 금오산 정상을 지키고 가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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