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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ITU회의장 에볼라 감시 ‘주먹구구’

등록 2014-10-21 22:17

보건소 직원 등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총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1전시장의 1층으로 들어가는 외국인들의 체온을 노트북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왼쪽 막대기처럼 생긴 발열기가 입장객의 몸을 촬영하면 노트북 화면에 체온이 기록된다.
보건소 직원 등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총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1전시장의 1층으로 들어가는 외국인들의 체온을 노트북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왼쪽 막대기처럼 생긴 발열기가 입장객의 몸을 촬영하면 노트북 화면에 체온이 기록된다.
감시팀에 간호사 없는 곳도
2전시장 입구엔 발열기도 없어
의심 분류 체온 기준 제각각
고열환자 격리 안하고 의무실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이틀째인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5곳엔 입장객 체온을 실시간 측정하는 발열기가 작동하고 있었다. 발열기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파견한 용역회사 직원 2명과 부산시 산하 보건소 직원 1명 등 3명이 입장객 체온을 나타내는 화면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발열기를 감시하는 다섯 팀 가운데 세 팀에만 간호사가 있었고 나머지 두 팀엔 보건직 직원만 있었다. 감시팀마다 실제 발열 환자를 발견했을 때 취하는 조처도 달랐다. 1층 출입증 발급 창구 옆의 발열기를 감시하는 직원은 “발열기에 고온이 체크되는 방문객은 체온계로 직접 체크한 뒤 상부에 무전으로 먼저 연락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팀의 간호사는 “고열이 있는 사람은 발견 즉시 1층 의무실로 데리고 간다”고 말했다. “고열 환자를 격리실로 데려가지 않고 회의장, 사무국, 프레스센터 등과 함께 있는 1층 의무실로 데려가면 되느냐”고 묻자, 이 간호사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에볼라 의심 환자로 분류하는 체온도 달랐다. 질병관리본부와 부산시는 38도라고 밝혔지만, 발열기 감시 직원들은 “37도를 넘으면 체온기로 직접 측정한다”고 말했다.

황창용 질병관리본부 에볼라 대응 태스크포스(TF)팀장(국립부산검역소장)은 “발열기에서 38도가 넘으면 체온기로 측정해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 에볼라 환자 발생국가에서 왔거나 발생국가를 경유한 사람만 감시직원 1명이 1층 격리실로 옮긴다. 38도를 넘겼다고 해서 모두 의무실로 데려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산시 보건관리과 관계자는 “발열기에 38도가 넘으면 직접 체온을 측정한다. 발열 감시팀에 대응 매뉴얼을 교육했는데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보건소 간호사가 부족해 발열 감시팀에 간호사를 모두 파견할 수 없었다. 발열 체크는 간호사가 아니어도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반면 1전시장과 연결된 벡스코 2전시장 2층 출입구에는 발열기가 없다. 2전시장을 관람한 외국인 등이 1전시장으로 가고 있다.
반면 1전시장과 연결된 벡스코 2전시장 2층 출입구에는 발열기가 없다. 2전시장을 관람한 외국인 등이 1전시장으로 가고 있다.
그나마 1전시장은 발열기가 있었지만, 지난 20일 1만여명이 찾은 2전시장 출입구엔 발열기가 아예 없었다. 만약 에볼라 의심 환자가 1전시장을 들르지 않고, 2전시장에 먼저 들른다면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대상국가로 지목한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3개국의 장·차관 등이 전권회의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벡스코를 방문한 김아무개(38)씨는 “에볼라가 발생한 6개국 가운데 나이지리아·세네갈·콩고 등 3개국이 관리대상국가에서 제외됐다고는 하지만 일반 관람객이 많이 찾는 2전시장 출입구에도 발열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나이지리아 134명, 세네갈 23명, 콩고 11명 등 전권회의에 참가하겠다며 사전 등록한 3개국 168명 가운데 21일 현재까지 나이지리아 관계자 45명이 방문했으나 특별한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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