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플라스틱과 스치로폼 들을 파는 건축자재 상점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열악한 근무 환경과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는 경기지역 소방관들이 3명 가운데 1명꼴로 직무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유소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초 경기도 내 소방관 6072명 전원을 대상으로 심신건강 자가진단을 실시한 결과 34%인 2072명(경증 1297명, 중증 775명)이 정신건강 유소견자로 나왔다.
유형별로는 직무 스트레스가 1064명으로 가장 많았고 알코올 사용 장애 134명,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 55명, 수면 장애 39명, 우울증 3명, 불안민감도 2명으로 나타났다. 2개 유형 이상에 해당할 경우 중증 유소견자로 분류됐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지난해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우울증·수면 장애 등 3개 유형을 검사했을 때는 유소견자가 208명이었는데, 직무 스트레스·알코올 사용 장애·불안 등 3개 유형을 추가하자 유소견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군인보다 소방관의 유소견자 비율이 많은 것은 사건·사고에 따른 구조 활동뿐 아니라 생활 민원까지 처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상담과 함께 휴양림 치료 등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방관의 1인당 담당 인구는 1954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평균은 1337명이며 서울시는 1519명이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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