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용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지역 농민 80여명이 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며 27일 파주시청과 북파주농협 앞에 800㎏들이 벼 30가마를 쌓아놓고 농성하고 있다. 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제공
싼값 수매해 학교엔 차익 많이 남겨
“수맷값 결정에 농민 참여시켜야”
“수맷값 결정에 농민 참여시켜야”
경기도 파주·광명·부천지역 초·중학교에 급식용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는 파주 지역 농업인들이 올해 벼 수매를 거부한 채 지난 24일부터 파주시청과 북파주농협 앞에 800㎏들이 벼 30가마를 쌓아놓고 ‘제값 받기’ 농성을 하고 있다.
농민들은 “파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친환경 재배 벼를 싼값에 수매해 농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착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나선 농민들은 파주시 장단면 민간인출입통제지역과 파평면 임진강 상수원보호구역 등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80여명이다.
농민들은 농협 쪽이 친환경 벼에 대해 품종별로 등급을 매겨 가마(쌀 80㎏ 기준)당 21만7500원~17만5500원까지 차등수매한 뒤, 학교급식용 쌀로 되팔 때는 일괄 26만원씩 받아 4만2500원~8만4500원씩 차익을 거둔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농협 쪽이 800㎏용 가마에 810㎏의 벼를 채울 것을 요구해 가마니 무게를 뺀 8㎏가량을 부당하게 가져간다고 덧붙였다.
김상기 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생산비도 못 받아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해 2~3년 전 300가구이던 친환경 벼 재배 농가가 올해 150가구로 줄었다. 수맷값을 농협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농민대표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원 파주시농협쌀조합법인 대표는 “올해 벼농사가 풍년이어서 수맷값이 떨어져야 함에도 동결시켰으며, 다른 지역과 견줘 값이 낮지 않고 전량 수매하고 있다. 전체 수매량의 2~3%에 불과한 친환경 쌀만 생산비를 보장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주시농협쌀조합법인은 파주지역 9개 농협이 출자했으며, 지난해 2만2771t을 수매한 뒤 가공·판매해 423억9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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