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 갑판부와 기관부의 한국 선원들 가운데 일부가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격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법적으로 반드시 승선시켜야 하는 선원 가운데 일부를 태우지 않은 채 출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501오룡호’ 침몰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해양안전경비서는 8일 “‘501오룡호’의 한국 선원 11명 가운데 선장 등 4명의 자격증이 선박직원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산해양서의 설명을 들어보면, 선박직원법은 선박 총톤수와 엔진 출력을 기준으로 최저 승무기준을 정한다. ‘501오룡호’는 총톤수 1753t에 엔진출력 3238㎾이다. 이에 따른 최저 승무기준은 선장이 2급 해기사 면허, 2항사가 4급 해기사 면허, 기관장이 2급 기관사 면허, 1기사가 3급 기관사 면허를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501오룡호’의 선장 김아무개(44)씨는 3급 해기사 면허를, 2항사 김아무개(24)씨는 5급 해기사 면허를, 기관장 김아무개(53)씨는 3급 기관사 면허를, 1기사 김아무개(63)씨도 4급 기관사 면허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1오룡호’에는 선박직원법에 따라 선박의 안전운항을 담보하는 필수 인원 가운데 2기사와 3기사, 통신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선박이 출항하기 전 배에 오르는 선원들의 신분과 직책을 확인했지만, ‘501오룡호’는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격증을 가진 선장 등 선원이 승선했고 필수 인원도 부족한 상태로 러시아 서베링해로 출항했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이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 관계자는 “‘501오룡호’ 선장은 언론에 알려진 김 선장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선장으로 승선공인이 돼 있다. 승선공인을 할 때 선원 개개인으로 하다보니, 선박이 출항할 때 전체 선원을 파악하기 힘들다. 체계적으로 취합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사조산업 쪽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해양안전서의 조사에서 모두 밝혀질 것”이라고만 밝혔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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