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비정규직지원센터 캠페인
‘십시일반’ 일자리·임금 지키기 호소
‘십시일반’ 일자리·임금 지키기 호소
“두부 한 모 값인 800원으로 아파트 경비원이 받아야 할 최저임금을 지켜주세요.”
전북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10일 전주지역 아파트 508단지(15만1480가구) 중에서 설문조사에 응한 107단지(5만6258가구, 경비원 530명)를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 조사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100%를 적용해야 하는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노동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과 심층 인터뷰로 지난달 이뤄졌다.
이 자료를 보면, 107곳 아파트 단지 중에서 33.6%가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5580원)을 올해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하고, 41.1%가 근로시간을 1시간 줄여 실질임금 인상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온다. 41.1%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94.5%만을 경비원에게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인 18.1시간(야간노동의 가중치 포함)을 그대로 할 경우와 1시간 줄여서 17.1시간으로 할 경우의 차액 8만3700원을 경비원 1명이 감당하는 106가구(평균)로 나누면 790원이 나온다. 따라서 아파트 한 가구가 월 800원가량을 추가로 부담하면 근로시간 단축 없이도 경비원에게 최저임금 100%를 지급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경비원은 기본업무 외에도 부가업무가 주차관리 25.3%, 택배업무 25.1%, 청소업무 23.8%, 입주자의 민원업무 17.9%, 분리수거 4.9% 등으로 나타났으며, 택배업무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경비원들이 심층 면접에서 밝혔다. 경비직의 고용 형태도 아파트 직접고용이 59.8%로, 간접고용 33.6%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직접고용은 정규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주시의 민간위탁기관인 이 센터는 15일부터 ‘아파트 경비원 최저임금, 두부 한 모가 지켜줍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들의 해고가 예정된 아파트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윤희만 센터장은 “여럿이 십시일반 하면 눈 오는 날 아침 일찍 아파트 눈을 치우고, 택배와 청소 업무를 맡아 하는 경비원 아저씨의 월급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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