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장, 상가 건물, 도로에 주말 잇따라 ‘불·불·불’

JTBC 드라마 ‘하녀들’ 세트장 화재로 여성 스태프 1명 사망
카페 화재로 39명 병원 이송…탱크로리 중앙분리대 충돌도

주말에 드라마 촬영장과 상가 밀집지역, 왕복 4차로 국도 등 수도권 곳곳에서 잇따라 불이 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13일 오후 1시23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드라마 촬영장에서 원인이 촛불로 추정되는 불이 나 촬영 스태프 염아무개(34·여)씨가 화재 현장에서 숨지고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다. 화재 당시 스태프를 포함한 70여명은 점심식사를 하러 외부로 나가 있었으며, 숨진 염씨는 식사를 거른 채 안에서 쉬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들은 굴착기까지 동원해 내부에 진입해 오후 4시17분께 숨진 염씨를 발견했다.

불이 난 촬영장은 지난 12일 첫 방영한 종편 제이티비시(JTBC)의 새 드라마 ‘하녀들’ 세트장으로, 소방 당국은 신고가 들어온 지 한시간 만인 오후 2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은 뒤 오후 3시께 완전히 진화했다. 불은 조립식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2층짜리 건물(6490㎡)을 모두 태우고 뒤쪽 건물로 번져 외벽 일부가 그을렸다. 재산 피해는 3억5천만원으로 추산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세트장 안에 초를 켜뒀었다”는 관계자 진술을 바탕으로 촛불에 의한 화재 가능성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나면서 이 일대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인근 소방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는 ‘광역 1호’를 발령해 소방 장비 24대와 구조대원 50여명을 동원했다.

이날 오후 10시30분께는 음식점과 술집 등이 밀집해 있는 복합쇼핑몰인 고양시 일산 동구 장항동 라페스타 앞 5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손님 수십명이 연기를 들여마시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건물 2층 빙수 전문 카페에서 시작한 불은 오후 11시15분께 카페 내부 182㎡를 태운채 완전히 꺼졌으나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가 연기를 마신 서아무개(24·여)씨 등 39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크레인까지 동원해 건물 4∼5층에 있던 손님 80여명을 구조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온풍기 겸용 에어컨에서 불이 시작된 것 같다”는 관계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오후 8시9분께 안성시 죽산면 왕복 4차로 38번 국도에서 심아무개(56)씨가 몰던 2만ℓ짜리 탱크로리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불이 나 심씨가 양쪽 다리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탱크로리에서 흘러내린 휘발유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양쪽 방면 도로에까지 불이 번져 경찰과 소방당국은 양방향 차량을 통제하고 사고 차량 견인과 함께 방재 작업을 벌였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