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최치원의 초상화가 정읍으로 47년 만에 돌아온다.
중앙국립박물관서 돌려받아
오늘 기념행사뒤 한달간 전시
오늘 기념행사뒤 한달간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최치원 초상화(사진) 1점이 장기 대여 방식으로 47년 만에 전북 정읍으로 돌아온다.
정읍시와 무성서원은 17일 오후 2시30분 무성서원에서 최치원(857~?) 영정 ‘환안(還安)고유제’를 연 뒤, 정읍시립박물관에서 한달간 일반에게 초상화를 공개한다. 박물관은 이후에도 원본 보호를 위해 해마다 1개월씩만 초상화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초상화는 신라 말기의 문신, 유학자인 최치원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에서 1831년께 제작한 것으로, 보존 처리를 위해 1967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돌려받지 못했다. 정읍시가 여러 차례 반환을 요구했으나 이를 증명할 관련 서류가 사라져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이민석 정읍시립박물관 학예사는 “초상화를 돌려받기 위해 1992년부터 추진했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봤다. 무성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위치한 무성서원은 유학자 최치원이 지금의 정읍 칠보·태인·산내 일대를 돌보는 태산군수로 재임하며 쌓은 공적을 기리기 위해 조선 성종 때 건립한 태산사에서 시작됐고, 숙종 때인 1696년 서원으로 사액을 받았다.
애초 무성서원에 보관돼 있던 최치원 초상화는 모두 3점이다. 1784년 경남 하동 쌍계사에 보관 중이던 것을 옮겨온 1점(고려시대 제작 추정), 무성서원에서 1831년께 제작한 1점, 그리고 조선 말기 화가 채용신이 1924년에 모사한 1점(정읍시립박물관 보관) 등이다. 3점 중에서 2점(고려시대, 1831년 제작)이 문화재 지정과 보존 처리를 위해 1967년 서울로 옮겨졌으나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 1831년 초상화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 1점은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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