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어가 살겠다며 반년 넘게 산에서 먹을 술과 음식 등을 훔쳐 보관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는 지난 6월부터 6개월가량 전주와 광주 일대 주점을 돌며 20차례에 걸쳐 술과 안주, 담배 등 모두 2600여만원 어치의 물건을 훔친 최아무개(57·무직)씨를 절도 혐의로 23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최근 6개월간 전북 전주 시내의 주점에서는 절도 범죄가 잇따랐다. 특이한 점은 없어지는 물품이 돈과 귀중품이 아니라 술과 안주, 담배라는 것이었다. 경찰은 비슷한 절도 사건이 반복되자 범행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분석해, 절도 전과 10범의 최씨를 지난 15일 오전 8시께 집 앞에서 붙잡았다.
그런데 최씨의 집 안에는 그동안 훔친 양주와 안주 등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양주 200병 이상이 두 개의 진열장에 정리돼 있었고, 오징어와 쥐포 등 마른안주도 김치냉장고 2개를 채울 만큼 있었다. 또 담배 720갑과 음료수 병에 나눠 담긴 쌀 30㎏도 발견했다.
처음에 범행을 부인한 최씨는 범행 당시 술집 진열장에 묻은 땀의 유전자와 최씨의 유전자가 같다는 분석이 나오자 뒤늦게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2011년 4월 출소한 최씨는 많은 나이와 범죄 전력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산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경찰이 전했다. 박임근 기자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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