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서남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인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대학 쪽과 인수 의사가 있는 전주 예수병원이 마찰을 빚고 있다.
29일 서남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8월 교육부가 파견한 서남대 임시이사회(관선)는 지난 16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정상화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공모하고 있다. 예수병원, 일산 명지병원, 분당 제생병원 등이 뜻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횡령 등으로 수감중인 설립자 이홍하(75)씨는 최근 교육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임시이사회가 법인 인수합병에 위법하고 있다며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다.
서남대교수협의회는 지난 24일 “설립자 이씨가 인수를 위한 재정 기여자를 찾는 데 방해공작을 벌이고 있다. 이런 과정에는 예수병원 진료부장의 서신(전자우편)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예수병원 진료부장이 이홍하씨에게 ‘예수병원은 인수전에 참여할지 고민 중입니다. 안 할 수도 없고 하기에는 불리한 상태입니다. 설립자와 구재단의 의견도 중요하리라 봅니다.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조언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서정섭 교수협의회 회장은 “예수병원 진료부장과 설립자 이씨의 부적절한 소통과정은 학교 정상화 과정에 찬물을 붓는 행위”라며 “예수병원이 지금까지의 인식을 가지고 서남대 정상화에 임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예수병원은 교수협의회 등이 입장을 바꿨다고 맞섰다. 예수병원은 서남의대 임상실습병원이 없자, 지난해 1월부터 협력병원으로 양해각서를 맺고 2년 동안 의대생 교육·실습을 맡았다. 그동안 임상의 89명이 전임교수로 임명됐다.
김철승 예수병원 진료부장은 “서남대 관선이사회가 교육부에 질의한 결과, ‘사학분쟁조정위의 정상화 심의원칙에 따라 종전이사 쪽에 이사정수 과반수의 정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회신했다. 따라서 설립자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육부 승인을 받기 어렵고, 법적 싸움도 계속해야 한다. 이는 옛 재단체제로 복귀한 상지대 사태에서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우리 병원은 큰 빚이 없기 때문에 재정능력에서 전혀 취약하지 않다. 비리가 있으면 옛 재단 이사 수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상지대 사례가 되지 않도록 설립자 이씨의 2심 판결을 기다리며 천천히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임근 기자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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