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 스님.
‘마라토너’ 진오 스님 새해 1천km 도전
‘달리는 승려’로 알려진 진오(52·사진·구미 대둔사 주지) 스님이 베트남 농촌학교에 수세식 화장실을 지어주고자 1000㎞ 달리기에 나선다.
진오 스님은 새해 1월1일부터 한달 동안 베트남 북부 ‘까오방’에서 출발해 중부지역 ‘다낭’까지 250리를 뛴다. 하루 50㎞를 6일 동안 달리고 하루를 쉬는 방식으로 새해 1월 말까지 달리기를 한다. 울트라 마라토너 3명이 동참한다.
베트남에서는 여전히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교가 적지 않다. 진오 스님은 2012년부터 베트남 탱화성에서 300㎞, 경북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타이응우옌성에서 200㎞를 달려 모은 돈으로 베트남에 재래식 화장실 16곳을 교체해주었다. 앞으로 베트남 최남단 ‘까마우’까지 1200㎞를 더 달려 화장실 108곳을 새로 지어줄 계획이다. 수세식 화장실 1곳을 짓는 데는 330만원이 든다.
진오 스님은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 많으니 두 나라는 사돈국가인 셈이다. 사돈끼리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금가지 결혼 이주 베트남 여성은 4만여명에 이르고, 그 자녀는 3만2000명을 웃돈다.
진오 스님은 2011년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 이주노동자를 만나면서 베트남을 돕기 시작했다. 지난달 5일에는 구미시 지산동에 ‘달팽이 모자원’도 열었다. 남편의 폭행·이혼·사별 등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결혼이주여성을 돕는 자립 지원 시설이다. 그가 오랫동안 마라톤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을 구입했고,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 집수리 봉사를 맡고 한국전력공사는 이불을 기증해줬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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