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당 내달3일 개원…병상 100개
난치병 환자들 양·한방 통합치료
난치병 환자들 양·한방 통합치료
전북을 방문했던 역대 대통령들이 주로 머물렀던 옛 전주관광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어의당’ 한방병원은 지난해 전북 전주시 다가동에 위치한 옛 전주관광호텔을 인수한 뒤 내부 수리를 끝내고 1월3일 병원 개원식을 연다. 어의당의 이름은 ‘환자를 왕처럼 모신다’는 뜻으로 지었다. 과거 호텔 건물의 특성을 살려 1인실, 2인실, 4~6인실 등으로 병상 100여개를 갖췄다. 어의당 한방병원은 난치병 전문 한의사 3명과 양의사 1명이 양·한방을 통합 치료한다.
어의당이 들어서는 옛 전주관광호텔은 전북지역 최초의 관광호텔로, 과거 전주에서 귀한 공간이었다. 한원주(43) 원장은 “옛 관광호텔 역사성도 살리고, 난치병 환자들에게 양·한방을 아우른 신개념 통합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쪽은 옛 수십년 전 호텔을 건립하면서 올렸던 상량 목판을 공사 과정에서 찾아내 로비 천장에 다는 등 옛 호텔의 흔적을 살렸다. 1960~70년대 전주시내에서 유일했던 이 호텔 나이트클럽 무대를 되살려 회의실·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김대중·김영삼·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묵었던 숙소를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입원실로 만들었다.
옛 전주관광호텔은 “이 지역을 방문한 브이아이피(VIP)들이 머물 최고의 호텔을 지으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64년 전주시 다가동에 지어졌다. 이곳은 이 지역에서 정치·경제·문화계 담론의 산실 구실을 했다. 특히 1970~80년대 정치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정치인의 교류 장소 구실을 했다.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5년 이곳에서 정치권 비자금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현재 전주관광호텔은 고사동으로 옮겨 영업 중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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