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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오룡호 사고 무리한 조업 탓” 수사발표

등록 2014-12-30 22:10

부산해양안전서 중간 수사 결과
“거친 날씨에 피항 늦고
높은 파도에 갑판 바닥문 열어
긴급상황서 미숙한 대응도”
지난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오룡호’의 사고 원인은 거친 날씨에 무리하게 조업하다 긴급 상황에서 미숙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30일 501오룡호 침몰 사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결과를 보면, 지난 1일 아침 9시(이하 한국시각)께 4~6m의 높은 파도가 이는 상황에서 501오룡호는 명태 20t가량을 잡은 그물을 끌어올리고 러시아 나바린항으로 피항을 시작했다. 명태를 배 뒤쪽 임시 저장소에 넣으려고 갑판 바닥의 미닫이문을 열자, 밀어닥친 바닷물이 물고기 처리실로 쏟아져 들어왔다.

바닷물과 뒤섞인 물고기는 임시 저장소 배수구를 막았다. 미닫이문에는 그물이 끼어 10㎝가량 틈이 생겼는데, 이 틈으로 바닷물이 계속 들어왔다. 바닷물은 배 아래쪽 뒷부분의 타기실까지 들이닥쳤고, 이 때문에 방향을 조종하는 조타기가 고장났다.

오른쪽으로 기운 501오룡호는 선체 균형을 잡으려고 연료 등을 왼쪽으로 옮긴 뒤 근처에 있던 선박에서 지원받은 배수펌프로 물을 빼냈다. 하지만 곧바로 오른쪽에서 큰 파도가 치면서 배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배 왼쪽 뒤편 오물배출구로도 바닷물이 밀려들어왔다. 배는 왼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복원력을 잃고 침몰하기 시작했다.

501오룡호는 낮 1시께 인근 선박에 구조 요청을 했고, 8분 뒤 사조산업에 퇴선을 보고했다. 러시아 감독관과 생존 선원 등 7명은 구명뗏목 3개를 손으로 터뜨린 뒤 탈출했지만, 나머지 선원들은 거친 파도 때문에 구명뗏목에 타지 못했다. 배는 오후 2시6분께 완전히 침몰했다.

러시아 감독관과 생존 선원들은 부산해양안전서 조사에서 “선장의 퇴선 지시는 없었다. 오후 1시26분께 러시아 감독관과 갑판장, 처리장이 선원 모두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조타실로 모이게 했는데, 곧바로 배가 기울어졌다. 배에 있던 선장도 기관장이 끌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현철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오룡호수사전담반 팀장은 “거친 날씨에도 피항이 늦은 점, 높은 파도에도 갑판 바닥의 문을 열었던 점, 연료를 왼쪽으로 옮겨 배 복원력을 떨어뜨린 점 등 무리한 조업 강행과 긴급 상황에서 미숙한 대응이 침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01오룡호 침몰 사고로 전체 승선 인원 60명 가운데 7명이 구조됐고, 한국인 6명 등 27명이 숨졌다. 한국인 5명 등 2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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