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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앞둔 ‘초등생’ 박정열 할머니…‘나는 문불여대학생이다’ 출간

등록 2015-01-04 18:52수정 2015-01-04 18:53

박정열 할머니.
박정열 할머니.
팔순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뒤늦게 한글을 배워 책까지 펴냈다.

주인공은 전남 장성군에 사는 박정열(78·사진) 할머니. 그는 고희를 넘긴 2005년부터 장성공공도서관 한글교실 ‘문불여대학’(文不如大學)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문불여대학은 전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른들을 위해 개설한 문자해득 프로그램이다.

한글을 깨우친 지 8년 만인 최근 그는 남편·자식·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와 일기, 현장체험학습 기행문 등 57편의 글을 모아 <나는 문불여대학생이다>를 펴냈다. 87쪽으로 이뤄졌으며, 한글을 한 글자 한 글자 배워가며 느낀 기쁨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녹아 있다.

그는 ‘새학기’라는 글에서 “갑오년은 나에게는 참 좋은 해다. 내가 일년간 배운 것을 잘 마무리하고 새학기를 맞이하니 너무나도 즐겁다. 내가 이렇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선생님께서 이 좋은 봄날에 꽃피고 종달새 울고 산에는 아지랑이가 아롱거리는 때에 스케줄도 다 물리치시고 우리들을 가르쳐 주시려고 하시니 너무너무 감사하다”라고 썼다.

1936년에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장성에서만 50년 넘게 신발가게를 하며 4남매를 가르쳤다. 어느 날 경로당 친구들이 장성공공도서관에 다니는 것을 보고 무작정 따라 나선 것이 배움의 계기가 됐다. 초등학력 과정 3~4학년반인 그는 올해 5~6학년반으로 올라간다. 최근에는 서원에서 <명심보감> 등도 배우고 있다.

박 할머니는 “못 배운 게 늘 한이었는데, 배우는 것이 즐겁다. 건강이 허락하면 중학교 과정까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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