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양양 일가족 4명 참변 방화, 용의자 검거”

지난달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일가족 화재 사망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8일 주택에 불을 질러 박아무개(39·여)씨 등 일가족 4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존 건조물 방화 치사)로 이아무개(41·여)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서울에서 긴급체포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38분께 양양군 현남면 정자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박씨와 큰아들(13), 딸(9), 막내아들(6) 등 어린 자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1시간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박씨의 남편 이아무개(44)씨는 교통사고 요양치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 사고 당시에는 집에 없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방안에서 휘발유 흔적이 발견되고, 숨진 일가족 4명 모두 혈액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으로 미뤄 방화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직후 박씨의 집 인근 폐회로텔레비전에 이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과 화재 현장에서 이씨와의 채무관계가 담긴 쪽지가 발견됐다. 이씨가 돈 문제로 숨진 박씨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속초/박수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