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법인 ‘춘강’·공동모금회 등
1년반 동안 1억8000만원 들여
목발·휠체어 등 지원…부모교육도
장애인 3000명·주민 1만명 수혜
1년반 동안 1억8000만원 들여
목발·휠체어 등 지원…부모교육도
장애인 3000명·주민 1만명 수혜
“장애아동을 숨기려는 에티오피아 각 가정의 인식을 깨고 아이들이 재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님과 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님 등 모두 고맙습니다.”
지난 7일 제주도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딜라 지역 장애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사회통합지원 사업평가회’에서 에티오피아 장애재활 엔지오(NGO)인 시에스이(CSE, Cheshire Service Ethiopia)의 사무장 파실 아옐레씨는 이역만리 머나먼 제주에서 보내준 지원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에스이와 국제구호기구인 지구촌나눔운동,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3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6개월여간 에티오피아 딜라 지역에서 장애인 지원사업을 펼쳤다.
이들은 사업비 1억8000만원을 들여 장애인에게 목발과 휠체어, 보철신발, 의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지원했다. 또 부모를 장애재활에 참여시켜 장애아동을 위한 태도나 정서적 지원, 운동, 보행훈련 기술 등을 개선·향상시키는 가정중심재활(HBR)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직접적 수혜 대상은 장애인 3000명, 간접적 수혜 대상은 지역 주민 1만여명에 달한다. 지구촌나눔운동이 지원을 받은 장애아동 26명의 부모에게 효과를 물었더니, 23명(88.5%)은 ‘매우 도움이 됐다’, 3명(11.5%)은 ‘조금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고 시에스이 쪽은 설명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장애인 복지사업이 가능한 것은, 수십년 전부터 장애인 복지 증진에 앞장선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동한(63) 이사장 덕분이다. 그는 장애인 직업 재활과 복지 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호암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이때 받은 상금 3억원 전액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이 사업이 시작됐다. 2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인 그는 몸이 불편한 이들의 사회참여에 징검다리가 되고자 1987년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장애인복지 전문법인 춘강을 설립했다. 그는 제주지역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2호이자 제주 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장애를 안고 자라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나와 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개발도상국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도 지구촌 최빈국의 장애인 복지를 도와야 한다. 이번에 심은 첫 씨앗을 시작으로 앞으로 최빈국의 장애 복지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전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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