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오룡호’에 타고 있다 희생된 한국인 선원의 빈소가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시민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조문객 없이 고인의 가족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사 선원 11명 중 주검 6구만 수습
시민장례식장 임시안치…빈소 썰렁
2가족만 주검 인수…4가족은 거부
대책위 “실종자 수색 재개” 등 요구
시민장례식장 임시안치…빈소 썰렁
2가족만 주검 인수…4가족은 거부
대책위 “실종자 수색 재개” 등 요구
지난달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오룡호’에 타고 있다 희생된 한국인 선원들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시민장례식장에는 12일 유족들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앞서 지난 11일 501오룡호의 한국인 선원 11명 가운데 실종자 5명을 제외한 6명의 주검이 부산 감천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감천항에서 선원 가족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와 사조산업의 사과, 실종자 구조대책 마련, 책임 있는 배상 협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주검 인수를 거부하기로 공식 결정했기 때문이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한국인 선원 6명의 주검을 시민장례식장에 임시로 안치했다. 비상대책위 결정과 달리, 전체 한국인 선원 11명 가운데 사망자 2명, 실종자 2명 등 4명의 가족은 개별적으로 사조산업과 장례절차·보상금 등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부산해경안전서로부터 주검을 넘겨받은 2명의 유족만 시민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렸다.
501오룡호의 갑판장 정아무개(58)씨의 빈소를 지키고 있던 첫째 사위 지아무개(35)씨는 “장인어른은 우리 가족을 위해 평생을 거친 바다에서 힘들게 일하셨다. 태어난 지 7개월 된 손녀를 그렇게 보고 싶어하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사조산업과 합의했다. 합의하지 않은 선원 가족들도 많은데, 먼저 장례를 치르게 됐다. 남은 선원 가족분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1등 항해사 유아무개(48)씨의 빈소도 찾는 조문객이 거의 없이 조용한 모습이었다. 유씨의 아내는 “사고 직후 사조산업과 치열하게 싸웠는데, 힘겨웠다. 지금은 모두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고장운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주검으로 한국에 돌아온 선원 6명 가운데 4명의 가족들은 고심 끝에 주검 인수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정말 힘들었다. 실종자 구조대책 마련 등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501오룡호 침몰 사고로 전체 승선 인원 60명 가운데 7명이 구조됐고, 한국인 6명 등 27명이 숨졌다. 한국인 5명 등 2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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