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전남북지사 공동성명
정부에 “철회” 공동건의 하기로
29km 늘고 45분 더 걸려 ‘저속철’
정부에 “철회” 공동건의 하기로
29km 늘고 45분 더 걸려 ‘저속철’
오는 3월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는 19일 공동성명을 내어 “호남고속철도를 건설한 근본 취지는 수도권과 호남권을 신속하게 연결해 고속철도를 통한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산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정부가 호남고속철 일부 편수를 서대전역으로 우회 운행하는 계획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충격과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제출한 호남고속철 운행계획변경(안)에 대한 회의를 열고 서대전역 경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변경안에는 3월 말부터 호남고속철의 호남·전라선 운행 편수를 종전 62호에서 82회로 20회를 증편 운행하지만, 20회 중에서 18회(호남선 10회, 전라선 8회)는 서대전역을 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다음달 6일까지 코레일의 호남고속철 종합운영 계획안을 검토해 최종 확정한다. 이들 단체장은 “고속철도는 고속철도답게 운영하는 것이 상식이자 원칙”이라며 “호남 주민들의 과도한 희생을 전제로 한 서대전역 우회 운행 방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는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 철회를 정부에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고속철은 29㎞가 늘어나고 일부 구간을 국철 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45분이 더 걸린다. 신설 호남고속철을 이용하면 전북 익산~용산(211㎞)이 66분 걸리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111분이 걸린다.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고속철 노선이 끼면,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는 고속철 배차 간격이 그만큼 길어진다. 또 송정역 탑승 기준으로 서대전 이용객은 용산역 이용객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호남권 주민들은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호남을 무시한 이기주의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2005년 호남고속철 분기점 결정을 놓고 충북 오송과 충남 천안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당시, 호남의 요구가 무시된 채 노선이 더 우회하는 오송으로 결정돼 시간단축 효과가 축소된 데 이어 노선 변경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다. 윤기현 광주시 교통정책과장은 “수십조가 투입된 고속철을 애초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대전에 사는 호남 출신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서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증편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정대하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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