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해수 막으면 죽음의 호수”
14년간 2조5천억 투입에도 허사로
전북도 “COD만 악화…적은 강수량탓”
14년간 2조5천억 투입에도 허사로
전북도 “COD만 악화…적은 강수량탓”
새만금방조제 안쪽에 형성된 새만금호와 이곳으로 유입되는 만경강·동진강의 수질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은 지난해 새만금호의 연평균 수질이 새만금호의 중간지대인 ME2 지점에서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8.8㎎/ℓ(ppm)를 기록해 5급수로 떨어졌다고 20일 밝혔다. 이처럼 악화한 수질은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새만금호의 또다른 중간지대인 DE2 지점에서도 시오디 기준으로 지난해 7.9㎎/ℓ를 기록해 5급수에 육박하는 수질을 나타냈다. 이 지점의 수질이 이렇게 악화된 것도 처음이다.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하천인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도 각각 6급수와 4급수 수준으로 오히려 악화했다. 지난해 만경강 최하류 지점 수질은 시오디 기준으로 12.6㎎/ℓ를 기록해 6급수(11㎎/ℓ 초과) 수질상태를 보였고, 동진강 최하류 지점도 8.8㎎/ℓ를 기록해 5급수(9~11㎎/ℓ)에 육박하는 4급수 수질상태를 나타냈다. 이는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이 시작되기 바로 전해인 2000년과 비교해 더욱 악화한 수치다. 2000년 만경강은 시오디 기준으로 10.7㎎/ℓ였고, 동진강은 6.1㎎/ℓ를 보였다.
정부는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1단계(2001~2010년)로 1조4800억원을 투입했고, 2단계(2011~2020년)로 2011~2014년 1조1100여억원을 투입하는 등 14년 동안 2조5000억원 넘는 사업비를 썼다. 하지만 새만금 수질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했다. 정부는 2011년 새만금기본계획(MP)을 수립하면서 담수화하려는 새만금호의 목표수질을 상류(농업용지) 4급수, 하류(도시용지) 3급수로 제시한 바 있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은 “2개의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가 유통되는 상황에서도 새만금호 수질이 농업용수로조차 쓸 수 없을 만큼 나쁘다. 만약 전면 담수화를 실시하면 새만금호는 과거 시화호 같은 죽음의 호수가 될 것이다. 올해 9월 정부가 새만금 수질을 중간평가하는데, 무모한 새만금 담수화 계획을 이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은 계속 나아지는 추세인데, 난분해성이 있는 시오디만 나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적은 강수량 등의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 총인시설 등 대규모 처리시설이 올해 완료돼 내년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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