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완산경찰서는 5만원권 지폐 2000여장 1억원어치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통화위조 등)로 전주의 한 폭력조직의 조직원 허아무개(34)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허씨한테서 받은 위조지폐를 담보로 지인에게 3000만원을 빌려 가로챈 정아무개(48)씨를 구속하고, 이들에게 위폐를 제작해 판 문서위조 전문가 심아무개(40)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폭력조직원 허씨는 채무자인 정씨로부터 “위조지폐 1억원어치를 구해주면 빚 2500만원을 갚고, 제작비 명목으로 25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같은 조직원 박아무개(34)씨와 함께 위폐 제작을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문서위조 카페의 관리자인 심씨에게 80만원을 주고 5만원권 위조지폐 1억여원어치(2012장)를 구입한 뒤, 제안을 했던 정씨에게 지난 15일 전달했다. 정씨는 평소 거래하던 금은방 주인(73)을 찾아가 “사정이 있어 이 돈을 쓸 수 없으니 사흘 뒤 찾아가겠다”며 위조지폐를 맡기고 3000만원을 빌렸다. 금은방 주인은 현금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다는 게 의심스러워 돈을 확인한 다음, 가짜 돈인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문서위조 카페 관리자 심씨는 2010년부터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문서위조 카페를 운영하며 은행거래내역서를 비롯한 대출관련 서류 등을 위조해왔다. 심씨는 또 허씨의 의뢰를 받은 뒤 컬러복합기를 이용해 5만원권 지폐 앞뒷면을 A4용지에 복사하는 방법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었다.
박동희 완산경찰서 수사과장은 “가정용 컬러프린터를 이용한 소규모 위조사건과 달리, 문서위조 전문가에 의해 다소 정교한 모양의 통화가 위조된 점과 거액(1억원)의 위폐가 유통된 점이 다른 사건과 다르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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