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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성추행’ 박희태, 집유 1년…‘벌금형 구형’ 검찰, 망신살

등록 2015-02-16 20:25수정 2015-02-16 21:04

골프 라운딩 도중 경기진행요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이 16일 예상됐던 벌금형 대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강원도 원주 원주지원 법정을 나서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을 감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골프 라운딩 도중 경기진행요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이 16일 예상됐던 벌금형 대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강원도 원주 원주지원 법정을 나서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을 감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제식구 감싸기 입증” 비판 일어
골프를 치던 중 여성 경기보조원(캐디)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장에게 벌금형을 구형한 검찰은 ‘봐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병민 판사는 16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경기 시작 무렵부터 9홀이 끝날 때까지 경기 중간중간 피해자에 대한 신체 접촉을 멈추지 않는 등 피해자가 입은 자존감의 상처와 성적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된다. 피고가 국민의 신망과 존경을 받아야 할 전직 국회의장이었던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것에 전혀 이상한 점이 없다. 그래서 법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박 전 의장은 일행이 없는 틈을 타 피해자에게 골프채를 건네주며 왼쪽 팔뚝을 주무르는 것으로 성추행을 시작해,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고 가슴을 만지는 등 피해 여성이 견디다 못해 캐디 교체를 요구하는 9홀까지 3시간가량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의 사과를 받아들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고소를 취하했고, 피고인도 이 사건의 범행 일체를 전부 인정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피고가 팔십을 바라보는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 쪽 권이중 국선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추행 정도 등을 볼 때 피고인이 보통 사람이었다면 징역 10월 정도가 구형됐을 텐데 검찰은 이보다 낮은 벌금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량보다 더 높게 선고하는 사례가 별로 없는데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판결을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도 “검찰 출신 유력 정치인인 박 전 의장에게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봐주기 구형을 했다는 것이 이번 법원 판결로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한 뒤 박 전 의장을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은 채 두 달 가까이 기소를 미뤄 봐주기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은 검사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경찰도 언론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토요일 새벽 출석해 조사를 받도록 박 전 의장을 배려하고, 조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도 경찰 수사관의 개인 차량을 제공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 전 의장은 지난해 9월11일 오전 강원 원주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던 중 캐디 ㄱ(24·여)씨의 가슴과 엉덩이 등을 여러 차례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주/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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