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여년 전통…어른께 합동세배·잔치
설 명절을 맞아 강원도 곳곳에서 430여년간 이어져온 ‘도배식’이 열린다. 도배는 ‘합동 세배’를 뜻하는 말로, 가족뿐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세배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강릉시는 설 다음날인 20일 오전 10시부터 성산면 위촌리 마을회관에서 위촌리 도배식이 열린다고 17일 밝혔다. 도배식은 조규상(92) 촌장 등 마을의 어른들을 모시고 출향 인사와 주민 등 200여명이 도포와 두루마기, 갓 등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합동 세배를 하면, 어른들이 답례로 마을과 가정의 안녕 등을 기원하는 덕담을 하고 주민 간 세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세배 뒤에는 사물놀이 등을 곁들인 마을잔치가 이어진다.
위촌리 도배식은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만든 뒤 430여년째 전통을 잇고 있다. 한국전쟁 시기와 2011년 구제역 파동 때만 도배식을 열지 못했다. 이 마을 도배식은 강릉지역 20여개 마을 도배식의 근간이 됐다.
위촌리뿐 아니라 성산면 구산리·관음2리, 금산1·2리, 어흘리, 보광1리에서 20·21일 도배식이 열리고, 구정면에서는 어단2리와 금광1리, 여찬리에서 19~21일 도배식이 열린다. 강릉뿐 아니라 삼척시 하장면 대전리와 판문리에서도 도배식이 열린다. 정선군의 문곡1리 등 4개 마을도 설 연휴기간인 19·20일 도배식을 열어 주민 화합을 다질 참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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