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명 문자 통보…5월 92명 예정
대부분 폐광지역 자녀들
통상 90%이상 정규직 전환
대규모 해지는 올해 처음
“증원 정부승인 받지 못해”
대부분 폐광지역 자녀들
통상 90%이상 정규직 전환
대규모 해지는 올해 처음
“증원 정부승인 받지 못해”
강원랜드가 정규직 전환을 앞둔 2년차 계약직 직원 152명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 ‘카지노판 미생’ 논란에 휩싸였다.
강원랜드는 다음달 24일 계약 종료를 앞둔 계약직 직원 288명 가운데 152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강원랜드는 오는 5월26일 계약 종료를 앞둔 177명 가운데 92명에게도 계약 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해고 위기에 놓인 이들은 강원랜드가 카지노 시설을 늘리면서 2013년 두차례에 걸쳐 선발한 계약직 신분 교육생 465명으로, 그동안 실무교육 등을 마치고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해왔다. 강원랜드는 해마다 공개채용 형태로 교육생을 선발해 2년의 계약기간을 마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해왔다. 역대 교육생 가운데 90%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대규모 계약 해지 상황에 처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강원랜드가 계획대로 계약 해지를 하면 교육생 465명 가운데 52.5%인 244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는다.
조용일 강원랜드 노조위원장은 “정부로부터 정원 증원을 승인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직원 대부분은 폐광지역 자녀들로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탄생한 강원랜드의 역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4개 폐광지역 시장·군수들의 모임인 ‘강원도 폐광지역 시장·군수협의회’는 23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폐광지역 자녀 244명의 꿈을 한순간에 앗아간 책임을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계약 해지 예정일 이전에 정원을 추가 승인해달라”고 요구했다. 태백시의회도 성명을 내어 “정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465명이나 되는 직원을 채용하고 이제 와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행태는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등 지역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대규모 실직 사태는 낙하산 인사 때문이다. 아무런 대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자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현 경영진도 무책임·무능력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는 “정부가 애초 정원을 339명 늘려주는 것을 검토했다가 45명으로 축소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부득이하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지만, 정부에 정원 증원을 위한 긴급 협의를 요청하는 등 정원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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