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가 40년이 넘은 현 청사의 보수를 위한 공사로 인해 여유공간이 부족하다며 브리핑룸을 폐쇄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익산시는 26일 “시청사 안전진단 결과 C등급 평가를 받아 보수·보강이 필요하다. 부득이 브리핑룸을 다른 사무실로 활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6개월 뒤 완료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86.4㎡(26평) 규모의 브리핑룸을 기획예산과와 주민생활지원국장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시청사 정밀 안전진단 및 보수·보강 실시설계 용역을 맡겼다. 그 결과 전체적인 시설물의 상태평가가 C등급으로 나왔다. C등급은 주요부재의 내구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부재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수준을 말한다.
하지만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보이던 익산시가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압박용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는 관내에서 유일하게 브리핑룸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곳은 시정 주요현안 브리핑과 지역 정치권 및 시민들의 기자회견 장소로 이용된다.
시의 설명과 달리, 사용빈도가 적은 종합상황실 등의 여유공간이 있다. 특히 현 브리핑룸 바로 옆에는 비슷한 규모의 시청 홍보관이 있어 활용이 가능한데도 대체 공간 확보에 시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시청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청사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닌데 보수·보강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유공간이 없다는 빌미로 폐쇄 결정한 것은 불편한 관계의 언론 압박용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언론과 불편한 관계로 브리핑룸을 잠정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현 종합상황실을 지금 구제역상황실로 활용하고 있고, 시청 홍보관은 이미 인테리어가 돼있어 구조변경이 쉽지 않은 등 어려움이 있다 ”고 말했다.
익산시 인북로 32길 1(남중동)에 위치한 현 청사 본관은 1970년에 지어졌다. 청사가 비좁아 본관 외에도 제2, 제3청사가 있다. 2003년, 2005년, 2008년 세 차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으며, 중간에 보수·보강을 거쳐 2009년에 C등급으로 올라간 상태다.
박임근 기자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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