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과 대구 북구가 전국 최대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청도군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는 올해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달집태우기 전승보존회’가 연인원 500명 이상을 동원해 쌓은 달집은 높이 15m, 폭 10m에 이른다. 달집에는 솔가지 250t과 볏짚 200단, 새끼 30타래, 지주목 100개 등이 들어간다. 주민들은 야산 등에서 모은 솔가지를 청도천 둔치에 모아 해마다 명실공히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을 지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전국 최대’ 타이틀을 대구 북구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북구문화원’이 주도해 만든 달집은 높이 15m, 폭 14m로 청도군 달집보다 더 크다. 북구지역 야산의 소나무나 가로수 가지치기를 통해 얻은 나뭇가지와 부산물 300t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달집에 불을 붙이는 점화방식에서 청도와 북구는 큰 차이가 난다. 청도에서는 주민 대표 등이 횃불을 들고 직접 달집에 불을 붙이는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그러나 대구 북구에서는 횃불 말고도 죽궁 장인 3명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일제히 불화살을 쏴 달집에 불을 붙이는 방식을 병행한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 당시 성화 점화방식을 연상케 해 지역주민들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
대구 북구문화원 쪽은 “청도군 달집보다는 분명히 크기 때문에 전국 최대가 확실하다. 앞으로 매년 행사를 열어 대구지역 명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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