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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딸 주려고 마트에서 분유 훔친 스리랑카 엄마

등록 2015-03-09 11:57수정 2015-03-09 13:53

몸 아픈데 남편도 일자리 못 구해
“분유에 딸아이 얼굴 겹쳐 그만…”
경찰서 찾아온 남편과 눈물 쏟아내
경찰,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
두살배기 딸에게 주려고 분유를 훔친 40대 스리랑카인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스리랑카인 ㅁ(42·여)은 2010년 7월 부산에 입국한 뒤 공사장 등에서 일을 하다 같은해 12월 한국인 ㄱ(45)씨와 결혼을 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서 신혼집을 마련한 ㅁ은 남편과 함께 시부모를 모시고 살다 지난해 딸을 낳았다. ㅁ은 남편이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 한달에 200만원가량 가져다 주는 돈으로 다섯 식구의 살림을 꾸렸다.

ㅁ은 딸을 낳은 뒤 몸의 여러 군데가 아팠다. 빠듯한 살림 때문에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집의 생계를 책임지던 남편도 지난 1~2월 두달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벌이가 없었다.

ㅁ은 지난달 부산 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병원 근처에 있는 가게에 들렀다. 진열장에 있는 분유에 딸아이의 얼굴이 겹쳤다. ㅁ은 가게 직원 모르게 가방에 분유 1개를 가방에 넣은 뒤 밖으로 나왔다.

ㅁ은 지난달 한달 동안 4차례에 걸쳐 이 마트에서 24만원어치의 분유 9통을 훔쳐 자신의 두살배기 딸에게 먹였다.

가게 쪽은 분유의 재고량이 맞지 않자,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확인해 ㅁ을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마트에서 분유를 훔친 혐의(절도)로 ㅁ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ㅁ은 경찰에서 “몸이 아파 일도 못하고, 남편도 벌이가 없었다. 가게에 있는 분유를 보니 딸아이가 계속 생각나 그랬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남편 ㄱ씨가 경찰서로 찾아와 ㅁ을 다그치다 결국 부부가 함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남편이 마트 쪽에 사과하고, 분윳값을 모두 냈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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