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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2살 딸 먹이려…” 분유 훔친 스리랑카 아내

등록 2015-03-09 21:52

한달간 4차례 절도 혐의 입건
남편이 일자리 못구해 생활고
“나한테 말을 하지 왜 그랬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마련했을 텐데, 왜 그랬냐고.”

지난달 27일 부산 서부경찰서 강력1팀. 남편 ㄱ(45)씨가 스리랑카 출신 아내 ㅁ(42)씨를 붙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ㅁ씨가 두살배기 딸에게 주려고 가게에서 분유를 훔친 혐의(절도)로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이다.

ㅁ씨는 2010년 7월 한국에 들어와 공사장 등에서 일을 하다 같은 해 12월 ㄱ씨와 결혼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신혼살림을 차린 ㄱ씨 부부는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ㄱ씨는 일용직 노동으로 다달이 200여만원을 벌어 네 식구 생계를 책임졌다.

ㄱ씨 부부는 지난해 딸을 낳았다. 하지만 ㅁ씨는 아이를 낳은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해 부산 서구 ㅇ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ㄱ씨는 지난 1~2월 두달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돈을 벌지 못했다.

지난달 7일 오후 5시35분께 ㅁ씨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병원 근처 가게에 들렀다가 가게 점원 몰래 분유 1통을 자신의 가방에 숨겨 나왔다. ㅁ씨는 지난 한 달 동안 4차례에 걸쳐 이 가게에서 분유 9통 24만원어치를 훔쳐 딸에게 먹였다.

가게 쪽은 분유 재고량이 맞지 않자,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확인해 ㅁ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다시 가게를 찾은 ㅁ씨를 붙잡았다.

ㅁ씨는 “몸이 아파 일도 못하고, 남편도 최근 벌이가 없었다. 가게 진열장의 분유를 보니 배고파하는 딸아이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이 마트 쪽에 사과하고, 분유값을 모두 냈다. 가게 쪽에서도 ㅁ씨 사정을 안 뒤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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