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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8억 들인 오페라, 유료관객은 12명뿐

등록 2015-03-10 20:39수정 2015-03-10 20:45

영주시, ‘선비’ 외주 제작해 서울 공연
문화계 “흥행성 없어 초대권 남발”
“예산 낭비” 비판 일자 “홍보 사업”
경북 영주시가 8억원을 들여 영주시를 홍보하기 위한 오페라를 창작해 공연했으나 유료 관객이 12명에 그치는 등 흥행에 실패해, 타당성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 세금만 축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경북 영주시와 지역문화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영주시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오페라단에 맡겨 제작한 오페라 <선비>를 지난달 5~7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해오름극장에서 4차례 공연했다.

오페라 <선비>는 경북 영주에 있는 소수서원의 전신인 백운동서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조선 선비들의 기개와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오페라 창작·공연에는 시비 3억원, 국비 2억원, 경북도비 3억원 등 8억원이 들어갔다.

영주시는 1인당 관람료를 5만~25만원으로 책정해 입장권을 팔았다. 하지만 결산 결과, 모두 6000여명이 오페라를 관람했지만, 돈을 내고 관람한 유료관객은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영주시는 “영주시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유료관객 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문화계 한 인사는 “오페라 <선비>의 소재는 그다지 흥미로운 내용이 아니라 애초에 흥행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표가 팔리지 않았을 것이고, 이 때문에 영주시가 초대권을 남발한 것으로 보인다. 관람석을 채우기 위해 영주시민 200여명을 버스 5대에 나눠 태우고 서울까지 데려갔다는 뒷말도 나돈다”고 말했다.

이용호 영주시의원(무소속)은 “영주시를 홍보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어 공연했다면 당연히 시민들한테 골고루 관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초대권을 어떤 기준으로 배부했는지 알 수 없다. 곧 열리는 영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예산낭비 문제를 구체적으로 따지겠다”며 벼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도 성명을 내어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다. 원칙 없이 낭비되는 예산지원 사업에 대한 특별점검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산은 목적에 맞게 효율성의 원칙에 따라 배정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영주에서 서울까지 동원된 버스 5대의 비용을 샅샅이 살펴보고 공직선거법의 기부행위 제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엄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주시는 “입장권 판매는 전적으로 오페라단에 맡겼고, 버스 동원도 영주시가 관여한 일이 없기 때문에 사실 여부와 경위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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