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억 들여…2017년 3월 문열 예정
40년 전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울에 지역 출신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지은 강원도가 강북에 두번째 학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과 강북 등 2곳에서 학사를 운영하려는 곳은 강원도가 처음이다.
강원도는 서울 강북권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강원학사’를 설립해 2017년 3월부터 운영할 참이라고 10일 밝혔다. 설립 예산 121억원은 강원인재육성재단 기금과 도비 60억원, 17개 시·군 출연금 51억원, 후원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강원학사는 ‘강원도에 사람 없다는 말만은 듣지 않게 하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는 지역 학생을 위해 1975년 6월 관악구 난곡동에 문을 열었다. 지금도 한달에 15만원이면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허인구 에스비에스 미디어크리에이트 전무, 최두영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장 등 지금까지 4123명이 학사를 거쳐갔다.
하지만 강북권 대학생들은 통학에 한시간 이상이 걸려 중도에 학사를 떠나기도 했다. 게다가 서울권 대학에 재학중인 강원지역 학생이 4000여명에 이르지만 정원은 274명으로 한정돼 추가 설립 요구가 잇따랐다.
제2강원학사는 고려대와 서울시립대, 경희대, 한국외대, 성균관대 등 강북권 주요 대학에서 30분 안에 통학이 가능한 곳에 설립될 예정이다. 강원은 비용 절감과 빠른 설립을 위해 기존 건물을 사들여 학사에 적합하게 고쳐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함석근 강원학사 원장은 “강원학사를 거쳐간 학생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뒤 진로 상담과 학습 지도, 음악회 개최 등의 방법으로 매년 정기적인 재능기부 활동을 펴는 등 도움이 또다른 도움으로 꼬리는 무는 보은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에 이어 광주·전남(850명)과 경기(384명), 전북(372명), 충북(356명), 제주(300명) 등이 서울에서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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