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아무개(50·여)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북구 덕천동의 한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김아무개(74)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이어 박씨는 김씨와 자주 어울리며 친분을 키웠다. 혼자 사는 김씨는 박씨에게 집 열쇠를 줬고, 박씨는 김씨의 집 청소를 해주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 1월 김씨에게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며 200만원을 빌렸고, 지난달 15일 “방을 구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150만원을 더 빌려달라”고 했다. 김씨의 허락을 받은 박씨는 김씨의 집에서 통장과 도장을 챙겨나온 뒤 은행에서 400만원을 찾았다. 이후 박씨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바꾸고 김씨와 연락을 끊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술집을 돌아다니고 있던 박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11일 홀몸노인에게 접근해 친해진 뒤 돈을 가로챈 혐의(절도)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훔친 600만원은 홀몸노인 김씨의 전재산이었다. 김씨는 경찰이 박씨를 절도 혐의로 수사할 때도 박씨를 여전히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박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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