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만원 안내고 3년 버틴 60대
시효 착각…병원 들렀다 ‘덜미’
시효 착각…병원 들렀다 ‘덜미’
“힘들게 숨어 지낸 3년이 너무 아깝네요. 그냥 교도소에서 노역형을 살겠습니다.”
음주운전 벌금을 3년간 내지 않고 도피해오다 형 만료를 하루 앞두고 붙잡힌 ㄱ(69)씨가 붙잡힌 뒤 “억울하다”며 던진 말이다. 전북 전주에 사는 ㄱ씨는 2012년 2월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아 벌금 145만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는 벌금을 안 내기로 마음먹고 수첩 달력에 2015년 3월19일을 형의 공소시효(3년) 만료일로 표시했다. 그는 이후 3년간 벌금을 내지 않고 도피생활을 했으나, 지난 2일 정기진찰을 받으러 방문한 전주시내 한 병원에서 잠복해 있던 전주지검 검거팀에 붙잡혔다. 시효 만료일(4월3일)을 하루 남긴 상태였다.
그는 수첩을 보여주며 “2012년 3월19일 벌금형을 선고받아서 3년이 흘렀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그가 적어놓은 날짜인 3월19일은 형 확정일자가 아니라, 약식명령일이었다. 형의 시효 만료일은 약식명령일이 아니라 2015년 4월3일이었다. 이렇게 날짜 차이가 생긴 것은 약식명령 공시기간(14일)과 사전준비기일(2~3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교도소에서 노역을 살겠다고 고집을 피웠으나, 연락을 받은 딸이 벌금을 모두 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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