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편 클 우려…동참키로 결정”
정읍시 등 인접 지자체 ‘부정적 입장’
정읍시 등 인접 지자체 ‘부정적 입장’
전북 김제시가 전북지역 서남권 광역공설화장장 건립에 참여하기로 갑자기 입장을 바꾸자 주변 자치단체들이 불쾌해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제시는 20일 “광역화장장 근처 마을의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화장장의 입지를 바꾸기가 불가능해졌고 시민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견해가 많아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을 시작한 2011년부터 반대해오던 견해를 4년여 만에 바꾼 것이다.
서남권 광역화장장은 전북의 서남지역 자치단체인 정읍시·부안군·고창군이 공동으로 144억원을 들여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일대 3만9554㎡에 화장로 3기 등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해 8월 착공해 올해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읍시 북쪽에 있는 감곡면 화장장 위치가 김제시 남쪽의 금산·봉남면과 인접해 있어, 김제시는 주민 피해를 우려하며 처음부터 사업 참여를 거절한 채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 김제 주민들은 전북도청과 정읍시청 앞에서 그동안 반대집회를 열었다. ‘전북도 갈등조정자문위원회’가 사업비 일부 면제 등을 내용으로 낸 권고안까지 김제시가 거부해 사업이 표류했다.
김제시가 태도를 바꾼 것은 화장장 건립에 참여하지 않으면, 시민 불편이 예상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제시 관계자는 “2013년도 관내 화장률이 73%에 달하는 등 해마다 화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자체 화장장을 건립하면 많은 비용이 들게 돼 광역화장장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변 자치단체들은 내심 불쾌해하는 기색이다. 김제시가 참여하면 화장로를 1기 이상 추가 설치해야 해 공사 기간과 예산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읍 일부 지역에서는 김제시를 참여시키지 말라는 탄원서까지 냈다. 이들은 “화장장 완공이 다가오자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김제시가 참여하면 사업비 증액이 예상돼 의회에서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제시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공문만 보낸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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