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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애인 보행이동권 ‘아슬아슬’

등록 2015-04-20 21:31수정 2015-04-20 22:11

김호상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부산 금정구 부곡로를 지나가다 인도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피해 차도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김영동 기자 <A href="mailto:ydkim@hani.co.kr">ydkim@hani.co.kr</A>
김호상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부산 금정구 부곡로를 지나가다 인도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피해 차도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부산 장애인들과 도로 점검해보니
인도와 차도의 경계 불분명
횡단보도 점자블록도 없어
보행로 기울어 휠체어 전복 위험
금정세무서~온천장 1.5㎞ “최악”
2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곡동 금정세무서 뒤쪽 부곡로에는 부산대 또는 온천장 쪽으로 가는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곳에서 온천장 입구 교차로 쪽으로 이어지는 왕복 3차로인 도로 오른쪽에는 황색 실선만 보였다. 인도와 차도의 경계도 분명하지 않았다.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차량을 피해 도로 옆 황색 실선과 건물 사이 1m도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장애인 혼자 이 길을 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금정세무서 건너편 횡단보도 앞에는 노란색 유도점자블록도 없었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한겨레>는 김호상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 등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3명과 함께 부산 금정구 금정세무서에서 온천장 입구 교차로까지 1.5㎞ 구간을 이동하며 도로시설을 점검했다. 동행한 지체장애인 신아무개(55)씨는 “장애인들 사이에 이 구간은 부산에서 보행 이동권 최악의 도로 가운데 한곳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금정세무서에서 도로 오른쪽으로 붙어서 온천장 쪽으로 300m가량 걸어가니 길이 1m, 높이 20㎝가량의 갓돌(차도와 인도 경계에 세워진 돌) 10여개가 한줄로 늘어서 있었다.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은 갓돌 높이 때문에 인도로 들어갈 수 없었다. 인도에 힘들게 들어가더라도 너비 1m가량의 인도 안 곳곳에 세워진 가로등과 전봇대 때문에 휠체어가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도로 황색 실선을 따라 700m가량 더 내려가자 갓돌 없는 인도가 나왔다. 하지만 인도는 평평하지 않고 건물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이 길을 지나가다 넘어질 뻔했다. 지체장애인 김아무개(54)씨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2013년 3월 금정구 구서동의 경사진 인도를 지나가다 미끄러져 차도 쪽으로 넘어질 뻔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재빨리 잡아줘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 길도 그만큼 위험한 구조”라고 말했다.

휠체어가 갈 수 있는 평평한 인도에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신씨는 “휠체어는 법적으로 보행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차도를 따라 가다 사고가 나면 보행자 과실로 처리되는 일이 많다. 장애인들은 법적 대응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호상 대표는 “부산시는 보행자 존중, 사람 중심의 인도를 만들어야 한다. 인도를 만들 때 장애인들도 참여하는 검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장애인들에게도 보행의식과 교통법규 이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 부산공동투쟁실천단’은 이날 부산시청 들머리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이 살기 힘든 팍팍한 현실을 바꿔 지역사회의 시민으로 당당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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