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구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나선 노동자들이 24일 경찰과 충돌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시위 진압용 물대포까지 뿌려졌고, 범어네거리가 한시간 정도 통제됐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지난 24일 오후 2시 반월당네거리 등 4곳에서 ‘대구지역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범어네거리를 거쳐 새누리당 대구시당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집회신고를 했다.
하지만 오후 3시20분 범어네거리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소속 노동자 2300여명(경찰 추산)을 경찰 1000여명이 막아섰다. 이에 노동자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저항했다. 오후 4시께 경찰은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와 캡사이신(최루액)을 뿌렸다. 경찰이 대구에서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양쪽의 충돌은 오후 4시30분께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며 끝났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시민단체와 함께 27일 오전 11시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쪽은 “경찰이 시위대를 새누리당 대구시당 쪽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았으며, 이는 합법 시위에 대한 경찰의 방해이자 폭력진압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쪽은 “애초 집회신고를 한 것과 달리 범어네거리를 점거하려 했기 때문에 진압한 것이다. 앞으로 검거전담반을 편성해 시위 주동자를 찾아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에서 노동자들의 시위는 주말에도 계속 이어졌다. 25일에는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전국공무원노조 대구경북연합이 범국민대회를 열어 ‘공적연금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까지 3.6㎞를 행진하기도 했다. 26일에는 중구 2·28기념공원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대구에서는 29일에도 경북대병원 노조의 파업이 예정돼 있다. 30일 저녁 7시에는 세계 노동절을 맞아 도심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대규모 노동절 전야제를 연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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