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통점 상권영향 평가제 도입을”

대덕테크노밸리 아웃렛 추진 맞서
대전경실련 긴급간담회 열어
“지역상권 보호 위해 규제 확대를”

지역 상권을 보호하려면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상권영향평가 제도 등을 도입해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전경실련 동네경제살리기추진협의회는 7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대규모 유통점 입점이 지역 중소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광진 대전경실련 조직위원장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상권영향평가 제도 등을 도입해 대기업 자본의 진출을 규제하고 소상공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전시가 유성구 용산동 대덕테크노밸리의 관광휴양시설 용지 9만9690㎡에 호텔 대신 연면적 10만㎡ 규모의 아웃렛을 짓는 것을 뼈대로 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추진하자 시민단체와 상인 등이 대책회의 성격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대전의 권역별 상인 대표들이 참석해 재벌 유통업체 입점에 따른 피해를 소개하고, 지역 경제와 일자리 만들기에 도움이 된다며 재벌 유통업체의 입점을 장려하는 지방정부를 규탄했지만 대전시 관계 공무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영신 테크노밸리 스톰아울렛(대전 관평동) 상인 대표는 “재벌유통은 중소상인들의 가정을 해체하고 지역사회를 파괴한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보내는 요즘 가슴에 피가 맺힌다”고 했다. 이상원 장대동 상인회장도 “용전동 복합터미널에 아웃렛이 들어온 뒤 매출이 반토막 나 결국 터미널점은 문을 닫았다. 30여년 동안 옷장사를 천직이라고 여기며 자체 상표를 개발하는 꿈을 이루기도 했는데, 재벌유통의 등장으로 이제는 매일 부도를 걱정한다”고 밝혔다.

발제에 나선 이광진 경실련 조직위원장은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의 ‘재벌유통 진출 시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자료를 인용해, 재벌유통 입점을 앞뒤로 주변 지역의 점포당 3년치 월평균 매출액은 2898만원에서 1550만원으로 4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료를 보면, 재벌 아웃렛의 경제활성화 효과도 미미했다. 2012년 신세계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방세는 13억8000만원에 그쳤으며, 신세계 파주프리미엄아울렛도 2500억원 매출에 지방세 8억8000만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역시 3000억원 매출에 지방세는 18억원에 불과했다. 수원·이천 등 재벌유통점의 직원은 비정규직이 95%를 웃돌아 고용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인구 우리동네가게살리기운동본부 대표는 “골목상권이 유지돼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데 원자폭탄급 아웃렛이 입점하면 주변 상권은 초토화되고 상가는 공동화된다. 모두가 잘살기 위해 재벌유통의 무차별 지역 진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