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연대, 주요 도심지역 실태 조사
남구 30곳 중 12곳에 주차장 들어서
스쿨존 교통사고 연평균 13.6% 증가
남구 30곳 중 12곳에 주차장 들어서
스쿨존 교통사고 연평균 13.6% 증가
울산에서 어린이를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학교 주변에 지정한 보호구역(스쿨존) 일부가 주차장으로 배정된 사실이 드러났다.
울산시민연대는 14일 “어린이 보행환경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스쿨존을 조사했더니 도심지역인 남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주변 스쿨존 30곳 가운데 12곳에 들어서서는 안 될 주차장이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에서도 스쿨존 21곳 가운데 2곳이 주차장으로 함께 쓰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도심의 심각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시행하면서 스쿨존에까지 주차장을 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스쿨존이 학교 정문을 중심으로 지정돼 보호구역에선 빠졌지만 어린이들이 등하교 때 자주 이용하는 학교를 낀 옆길과 뒷길 등 인접도로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지정한 곳도 남구 8곳, 중구 5곳에 이르렀다.
스쿨존은 교통약자 가운데 특히 어린이를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99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울산에선 전체 초등학교 121곳과 정원 100명 이상 유치원 173곳, 어린이집 45곳에 지정돼 있다. 2013년 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 어린이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스쿨존에서 일어나는 어린이 교통사고는 2005년 이후 연평균 13.6%씩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민연대는 “스쿨존에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는 것은 행정 과오와 제도 미비, 자동차 중심 도로행정 탓도 크지만 보행자이자 학부모이고 운전자인 지역주민들의 인식 부족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의 60.9%가 폭 9m 이하 간선도로에서 일어난다는 점과 차량 운행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갑자기 뛰어나오는 어린이 보행 특성을 고려한다면 주차 문제보다 보행안전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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