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마을 기공식…17가구 예정
시니어공동체로 ‘인생 2막’ 꿈꿔
시니어공동체로 ‘인생 2막’ 꿈꿔
공동육아 등으로 유명한 서울 마포구의 성미산마을 주민 17가구가 강원 평창군 방림면에 귀농 보금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적으로 귀농·귀촌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서울의 한 마을 주민들이 단체로 이주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평창군은 지난 17일 방림면 방림리 194번지 일대에서 ‘평창 꽃숲마을’ 기공식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선 2년 뒤면 한 마을 주민이 될 방림면 주민들도 초청돼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예비 이웃사촌의 정을 나눴다.
방림면사무소 뒤 산자락에 조성되는 꽃숲마을은 강원도가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은퇴자들을 위해 터를 안내하고, 주거시설 조성을 지원하는 ‘시니어낙원’ 사업 구역에 조성된다.
꽃숲마을엔 성미산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17가구가 서울에서의 삶을 접고 이주할 예정이다. 성미산마을은 지난 20여년간 주민들이 공동육아와 대안학교, 마을기업 등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마을공동체를 꾸려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1가구는 이미 입주를 마쳤고, 1가구는 집을 짓고 있다. 나머지 15가구가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택 신축에 들어갔다.
17가구 가운데 4가구는 함께 거실과 식당 등을 공유하는 1층짜리 공동주택으로 건설된다. 나머지 13가구는 단독주택이다. 올 연말까지 모든 공사를 끝내고 2017년 말까지 모든 가구가 입주를 끝낼 참이다.
꽃숲마을 입주민들은 ‘나이가 들면 같이 귀촌해서 함께 살자’던 오래전 약속을 지키려고 8년 전부터 귀촌을 준비해왔다. 2008년 성미산 귀촌추진위원회를 꾸린 뒤 2009년엔 땅을 사고, 공동생활에 어울릴 마을 모습을 설계해왔다.
박흥섭 꽃숲마을 조성 추진위원장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남은 인생이 너무나 길지만 서울에선 정년퇴직하고 일이 없으면 생활하는 게 비참해질 수도 있다. 귀촌하면 자연을 벗 삼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늙어가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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