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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주 자만마을 ‘이젠 문화마을로’

등록 2015-05-26 20:18수정 2015-05-26 20:18

지난 22일 전북 전주 자만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마을 안내판을 지나치고 있다.
지난 22일 전북 전주 자만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마을 안내판을 지나치고 있다.
한국전쟁 피난민 정착한 달동네
3년전 벽화작업으로 눈길 끌어
첫 공감축제 열고 본격변화 추진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 자만마을이 최근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제1회 자만마을 공감 문화축제가 지난 2~3일, 9~10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제로 열렸다. 원주민과 이 마을로 이사온 주민, 지역 젊은이들이 힘을 합쳐 기획부터 공연까지 모든 것을 준비했다. 특히 외부의 예산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감당했다. 축제를 총괄한 권경섭(37)씨는 “기초수급자 비율이 높은 이곳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다. 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이곳이 문화마을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엔 지역 대학생들이 만든 단체 ‘나을자만’이 참여했다. ‘나아질 자만마을’을 뜻하는 이 단체는 “지역문화를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꾸려졌다. 이 단체 이정길(25) 단장은 “전주 한옥마을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한옥마을에서 거리공연 등 문화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거리공연을 하면 가게에서 신고해 버린다. 실제 사는 인구가 적은 자만마을을 젊은이의 생명력을 갖춘 장소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자만마을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동쪽에 있는 승암산 능선 아래에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곳이다. 83가구에 155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 마을은 2012년 담장에 벽화 그리기 작업이 진행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념없이 유입되는 자본으로 인한 마을의 상업화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곳에는 카페, 식당, 민박 등 10곳(원주민 3곳, 이주민 7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곳에서 만난 김지윤(15·충남 논산여중3)양은 “학교 소풍을 왔는데 볼거리가 많아 눈이 즐거웠다. 하지만 벽화에 낙서가 있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관광객 김민(35)씨도 “이곳은 담이 낮은 골목길이어서 편안함을 느꼈지만, 벽화가 일본 애니메이션보다는 우리 고유의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 촌장까지 맡은 권씨는 “관광객의 시선을 끌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일부 가게에서 자극적인 벽화로 꾸민다. 마을 정체성이 사라진다고 충고를 해도 소용이 없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자만마을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다. 달동네여서 불법 건축물이 많다는 점이다. 전주시는 지난 2~3월 불법 건축물에 대한 단속을 벌여 16곳을 적발했다. 시는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으며, 이행을 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공중화장실도 없어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마을 촌장 권경섭씨는 “소외받은 이곳이 지금은 내일을 얘기할 때가 됐다. 지금까지 과거에만 머물러 떠나가는 마을로 남았지만, 이제는 찾아오는 매력적인 마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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