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국내 최대 발전단지 건설
주민·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반발
소음·저주파 공해·산림훼손 심각
주민·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반발
소음·저주파 공해·산림훼손 심각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각광받는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훼손 때문에 국내 최대 풍력발전단지 건설지역인 경북 영양군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북 영양군엔 2009년 석보면 맹동산에 설치된 1.5㎿급 풍력발전기 41기가 6년째 가동되고 있고, 영양읍 무창리 뒷산에 현재 풍력발전기 17기가 건설중이며, 무창리 27기와 영양읍 양구리 24기 등 51기가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풍력발전단지 건설 허가권을 쥐고 있는 권영택 영양군수는 26일 “영양군 전체 면적의 86%가 임야다. 풍력발전단지라도 세워야 지역주민들이 먹고살 수 있다. 허가 과정에서 환경부와 산림청의 점검을 받기 때문에 환경파괴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는 영양읍 무창리 주민들은 “풍력발전기를 세우기 위해 산꼭대기 부분이 고속도로보다 넓게 깎여나갔다. 앞으로 100년이 흘러도 복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단체들은 “영양군은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산양, 수달, 담비, 수리부엉이, 매, 삵, 하늘다람쥐 등의 서식처가 공사로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읍 무창리 뒷산에는 3.3㎿짜리 풍력발전기 17기를 건설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는 2017년 완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 80%를 기록하고 있다. 3.3㎿급 풍력발전기 27기가 개발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등 무창리 뒷산에는 앞으로 더 많은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풍력발전기가 이미 가동되고 있는 석보면 주민들은 “건설 과정의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가동 후에는 주변 2~3㎞ 지역까지 윙윙거리는 소음에 시달려야 하고, 인체에 해로운 저주파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녹색당, 영양수비면 농민회, 영양의 자연내사랑, 영양희망연대, 농민회경북연맹 등 단체들은 ‘풍력단지 저지 영양·영덕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7일 낮 12시30분 영양읍 대천리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착공식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상철(64) 공동대책위 사무국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풍력발전단지가 영양군에 몰려 있다. 앞으로 새로운 풍력단지 허가는 결코 내줘서는 안 된다. 풍력발전기를 건설하면서 동물 서식처를 망쳐놓고 뒤늦게 종복원을 하면 뭐하느냐”고 꼬집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