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황희 정승 간통·뇌물 발언과 관련해, 황희 정승의 후손들이 김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수황씨 대종회는 28일 오전 강원도 춘천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김 의원은 지난달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황희 정승을 폄훼했다. 김 의원이 ‘황희 정승의 뇌물이나 간통 사실은 역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데도 잘못 알고 말했다’는 사과를 하지 않으면 국회의원 퇴진 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장수황씨 대종회는 또 “김 의원이 말한 황희 정승의 비위 내용은 한 사관이 조회 때 졸다가 이를 혼을 내주도록 상소한 황희 정승에게 앙심을 품고 사초를 날조해 끼워 넣은 것이다. 김 의원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명문대가라고 자청해 온 장수황씨 후손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진태 의원 쪽은 “이미 사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종친회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종친회 쪽이 지난번 종친회장과 개인적으로 통화한 내용을 동의없이 녹취해 한 언론사에 전달하는 부도덕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22일 아침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완종 리스트’로 낙마한 이완구 총리를 감싸기 위해 ‘황희 정승’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이 프로그램에서 “조선 시대 명재상으로 추앙받는 황희 정승이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간통도 하고 온갖 부정 청탁과 뇌물(수수) 같은 이런 일이 많았지만 세종대왕이 이 분을 다 감싸서 명재상을 만들었다. 어떤 사람의 됨됨이, 사소한 과오 같은 걸 덮고도 큰 걸 보고 정치적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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